60명 환각파티 기사의 진실: 경찰의 성과, 언론의 자극에 무시된 인권
얼마 전 아주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떴다.
저 기사 제목과 내용을 읽어보면, 마치 60명의 남자들이 한 데 모여 마약을 하는 장면이 연상되지 않는가?
그런데, 저 기사와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는 다른 기사를 한 번 살펴보자.
마약사범 검거 보도, 질병명과 성적지향 정보는 필요할까
좀 더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나와 있는 두 번째 기사에는, 60명이 환각파티를 했다는 사실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더 정확한 사실이 보도되고 있는데, 60여 명 중, 제조사범이 2명, 판매사범이 25명이, 투약자가 34명이다. 또한, 60명은 한 번에 검거된 것도 아니었고, 같은 무리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다른 언론을 조금만 검색해 보면 경찰이 직접 밝힌 내용이 나오는데 , 이들 중 ‘성소수자가 일부 포함되어 있었고’ 또한 ‘일부가 에이즈 감염자였’을 뿐이다.
이 기사가 맞다면 첫 번째 기사는 명백한 오보였다..
허무하다. 허무할뿐더러,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도 모르는 혐오들로 가득한 기사가 아무런 정정보도도 없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는 것이 슬프다.
저 기사대로의 제목 뽑기라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가능하다.
“모텔에서 집단 뇌물 받은 경찰 60명 검거, 모두 코로나 환자로 밝혀져”
: 뇌물 받은 경찰이 역사적으로 60명은 될 것이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모텔에서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코로나에 걸렸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을 하나의 제목으로 욱여넣으면 이런 이야기가 된다.
이 기사는 부산 경찰에 대한 정당한 평가일까? 이런 기사를 쓴 기자는, 부산 경찰에 사과를 하지 않을까?
그러면, 이상한 제목의 기사를 낸 KNN 은 성소수자에게, 또 HIV양성자들에게 사과를 할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두 집단에 대한 기자의 태도 차이는 어디서 오는지 고민해 볼 일이다.
윤석열 정부는, 떨어지는 지지율에 대한 대응의 하나로 마약범죄 단속을 테마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마약의 위험성이야 부정할 수 없지만, 정권의 입맛에 맞는 단속성과를 경쟁하는 경찰과, 자극적인 제목으로 클릭수를 경쟁하는 언론의 틈바구니에서, 국민의 인권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아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