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의 시도가 얼마나 무서운 시도였는지에 대하여
어른이 되면 이해하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폭력을 쓰면 안된다는 것이다. 살다가 보면, 열받는 일이 있을 수도 있고, 상대방이 도저히 대화가 안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폭력으로 선빵을 날리면, 그 순간 우리는 우리 사회를 규율하는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 그것이 민주사회의 기본이다.
정치의 영역에서도 똑같다.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폭력으로 선빵을 날리지 말고 함부로 정적을 감옥에 집어넣지 말라고 민주주의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폭력을 쓰고, 마음대로 체포를 하는 것을 허용하는 순간,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권위주의의 세계관으로 들어서게 된다.
세계에는 민주주의가 아닌 권위주의의 세계관에서 살고 있는 국가들이 있고 특히 우리나라 주변에 많이 있다. 이들은 정적을 폭력으로 진압한 역사 혹은 현실에 살고 있으며, 이를 반성하지도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현대 국제정세는, '민주주의 대 공산주의'의 대립이라는 철지난 세계관이 아니라,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라는 대립에 있다는 세계관이 사실 훨씬 잘 들어맞는다. 참고로 이들 권위주의 국가 중 제일 유명한 러시아에서, 공산당은 야당으로서 늘 푸틴의 견제를 받고 있는 처지이다.
그런데, (그들 말에 따르면) 정적에 경고를 한답시고 국회에 군병력을 투입시킨 한국 대통령이 있다. 자기들 말로는 어차피 성공하지도 않았을 군병력 투입이라지만, 그 말이 맞다고 치더라도 일단 대통령은 폭력 선빵을 날린 것이다. 그들이 멍청해서 그 선빵마저 못맞췄고, 국민들과 사병들이 똑똑해서 피했기 망정이지, 그렇다고 휘두른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한심하게 선빵을 날려놓고는, 어차피 피해자는 피했을 것이라서, 그것이 정당화된다고 이야기하고 싶은가보다. 하지만 어쩌나.. 내란은 형법상 '위험범' 으로 분류된다. 충분히 폭력이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는, 이미 그 행위는 내란이 성공했건 실패했건 간에 내란죄가 성립된다는 의미이다.
소위 보수를 참칭하고 있는 극우 진영임에도, 이들은 군병력의 활용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모르나보다. 군은 외부의 적을 막기 위해 존재하고, 경찰력은 내부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활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만약 내부의 정사를 위해 군을 함부로 동원하면, 그 기간동안의 외침에 대하여, 대한민국은 절대 무방비의 상태에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군을 내치에 활용한 자들은 '독재자'로 칭해지며 세계 역사에서 영원히 비난받는다. 하긴, 군을 적극적으로 내치에 활용하는 국가가 하나 있긴 한데, 선군정치를 모토로 삼는 북한이 바로 그렇다.
"군인을 동원해 야당 지도자를 체포, 구금, 혹은 국회에 군대 동원" 우리가 민주국가라고 생각하는 국가로부터 이런 뉴스를 한 번이라도 본 일이 있는가? 이것은 러시아나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수 있는 뉴스이다. 즉, 12월 3일의 계엄은, 한국사회를 민주국가에서 권위주의 국가로 바꾸려고 시도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옹호하기 위해, 엉뚱한 법논리가 차용되고, 또 끊임없는 폭력이 선동되고 있는 모습을 보자면,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폭력을 쓰면 골로 간다'는 어른들의 깨달음을 아직도 얻지 못한 사람들이 한국에 이렇게 많은 것인지 궁금해진다.
정적에 폭력을 쓰지 않는 사회, 군을 내치에 활용하지 않는 사회. 그것이 세계가 이해하는 민주국가의 개념이다. 그런데 2024년 12월 3일, 한국을 민주국가가 아닌, 권위주의 사회로 만들려는, 사실은 아주 무시무시한 시도가 있었다. 그 시도가 얼마나 무시무시한지는, ;야당 국회의원들의 실종뉴스'가 유튜브로 몰래 전파되는 권위주의 나라들의 상황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질 뻔 했다고 상상해 보면 될 것이다.
하긴, 무소불위였던 그들이 그것마저도 성공하지 못할 정도로 무능했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