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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호 Jan 31. 2024

[가인지캠퍼스] 워라밸, 그 이후



내가 직장생활에 열정을 불사를 때만 해도 없었던 단어가 '워라밸'이다. 이후 사회경제적 기반이 어느 정도 완성되고 세대가 변하면서, '과연 일이 인생의 다 인가?' '나의 삶을 즐길 수는 없을까?' 등의 삶의 질을 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다 보니 생겨난 신조어이다. 어찌 보면 끝 모를 경쟁에 지친 직장인들의 절규일 수도 있겠고, 일보다는 풍요로운 삶에서 인생의 가치를 찾고 싶어 하는 본질적인 욕구일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워라밸 추구 현상이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조직활동보다는 개인활동이 주를 이루면서 깊어지다가, 코로나 상황이 끝나고 다시 원상복구 되면서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인간이 일을 하면서 얻게 되는 성취감과 남들로부터 인정받는다는 것은 삶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 막상 놀만큼 놀아보니 다시 열심히 일했던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침 <가인지캠퍼스>의 김경민 대표가 이에 대해 강의를 한 것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이러한 직원들의 사고 변화에 대해서 회사에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가 강의의 결론이다.




나는 30여 년을 한 직장에서 근무하였지만 신입시절은 물론 중견직원일 때도 '내가 이 회사에 계속 근무를 해야 하나?' 하고 고민한 적이 있었다. 물론 워라밸보다는 다른 이유였지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평소에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다니지 않나 싶다. 그만큼 직장생활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은 다양하고 그 깊이가 깊다.


한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직장인이 첫 이직을 시도하는 이유로 '업무과다로 인한 개인생활의 어려움'을 첫 번째 사유로 꼽고 있다. 결국 워라밸 실현이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요즘 인터넷과 SNS 그리고 각종 미디어 매체의 발달로 셀럽들의 화려한 모습을 쉽게 접하게 된다. 비록 셀럽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반인이 유명인 못지않게 워라밸을 즐기는 모습도 너무 흔하다. 암호화폐나 주식투자 등으로 큰돈을 벌고, 숏폼을 찍고 유튜브 방송으로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를 버는 파워 인플루엔서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렇게 번돈으로 멋진 차를 타고 명품백을 들고 여행을 떠난다.


월급 몇백을 받으며 청춘을 허비하고 있는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진 직장인들이 워라밸을 꿈꾸며 사직서를 내던진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늦잠을 자고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며 한동안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즐긴다. 하지만 젊었을 때의 여유로움을 추구하는 삶이 노후의 풍요로움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초조해진다. 남들이 쉽게 돈을 버는 것 같지만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유튜브를 하더라도 전문적이고 독창적이며 남의 이목을 끌만한 아이템을 꾸준히 만들어 내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후회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사회활동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기업들의 경영활동도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회사의 채용구조가 변했다. 신입보다는 경력직이 우선이다. 과거에는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육성시키면서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높이는 방법을 썼다면, 이제는 불평불만이 많고 개인주의가 강한 신입직원을 꺼리는 모양새이다. 회사에 대한 로열티도 옛말이다. 차라리 조직의 쓴맛과 단맛을 골고루 경험해 본 그리고 업무에 바로 투입이 가능한 경력직이 낫다는 이야기이다.




이에 반하여 평소에 워라밸을 중시하며 자신의 전문성을 키우는데 소홀했거나 그럴듯한 경력을 만들지 못한 구직자의 경우는 그만큼 취업의 문이 좁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구직자의 절반 가까운 사람이 스스로를 물경력으로 평가한다는 데이터가 눈길을 끈다.




이제 '리텐션'이 대세라고 한다. 우크라이나, 중동전쟁 등 분쟁이 계속되고, 중국 미국 등 경제대국의 보호주의가 강화되는 등 경제환경이 결코 녹녹하지 않다. 호경기 시절 암호화폐, 주식투자 등으로 경제적 자립을 조기에 완성한 파이어족이 대폭 줄어들고 고용시장이 여전히 싸늘하다. 그에 따라 조기퇴직이나 이직보다는 재직 중인 회사에서 더 오래 근무하며 경험을 쌓고 능력을 키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워라밸을 넘어 리텐션이 대세인 상황에서 회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젊은이들이 돌아온다고 해서 과거처럼 해서는 안된다. 상사의 가르침을 잔소리로 받아들이고, 충고를 꼰대질로 받아들이는 젊은이들과 분명한 세대차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상사는 퇴근 후 모임을 동료애, 정이라고 생각하지만, 젊은이들은 개인생활의 침해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리텐션의 시대에서 언제 또다시 워라밸의 시대로 바뀔지 모른다. 그 이전에 이미 워라밸은 현대 직장인들의 생활패턴으로 자리 잡았음을 인정해야 한다. 회사가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김경민 대표는 회사에서 인식하고 변화를 추구해야 할 방향으로 다섯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아래의 다섯 가지인데, 요지는 구성원 각각의 개인에 초점을 맞춘 정책과 자율성이다. 그리고 그것을 구현하는 바탕이 되는 지식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업력이 십 년 된 회사가 십 년어치의 지식이 사내에 축적되어 있는지, 혹시 일 년 된 회사 정도의 지식밖에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행여라도 사장의 머릿속에만 있고 직원들이 찾으려 할 때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면 준비가 안된 것이다. 제대로 가르쳐주지도 않고 배울 기반도 마련되어 있지 않으면서 직원 탓만 할 수는 없다. 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오롯이 경영자의 몫이다.



좀 더 구체적이고 자세한 내용은 아래 강의를 참고하면 되겠다.



https://www.gainge.com/contents/videos/2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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