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보낸 바르셀로나의 한나절과 대성당의 오후

몬주익 언덕(Parc de Montjuic)의 호안 미로 미술관, 대성당

by 리즈













길지 않은 시간을 얻어서 아끼며 보낸 바르셀로나에서의 며칠, 마지막 날은 몬주익 언덕(Parc de Montjuic)에서 보내기로 했다.


이곳 카탈루냐 지방은 역사와 문화가 발달한 지역으로 피카소나 달리와 같은 예술가들이 배출된 곳이다.

황영조 선수가 막판 레이스를 펼쳤던 가파른 몬주익 언덕에는 호안 미로(Joan Miro)의 미술관이 있다.


여행의 마지막 날을 또 다른 볼거리를 찾아 멀리 가는 것보다는 밝고 단순화된 색채의 그림을 보면서 바쁘게 보냈던 며칠의 시간을 가다듬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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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니쿨라라는 모노레일 등산열차가 있다.

메트로를 타고 푸니쿨라를 타고 몬주익 언덕에 오를 수 있는데 케이블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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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니쿨라 역(Parc de Montjuic)에 내려 맞은편을 바라보면 호안 미로 미술관이 보인다. 그리고 이 곳에서 우리의 마라톤 영웅 황영조의 면면도 엿볼 수 있다. 또한 200여 미터의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바르셀로나 시내의 풍경이나 근처의 공원이나 산책하며 가끔씩 쉴만한 문화공간이나 휴식처도 눈에 띈다. 이 날은 호안 미로의 작품 감상으로 시간을 보낼 참이다.


몬주익 언덕(Parc de Montjuic) 호안 미로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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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년 태생인 호안 미로의 작품 30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는데 내가 갔을 때는 관람객이 꽤 많아서 놀랐다. 회화뿐 아니라 판화, 조각, 도예 등 다양하게 볼 수 있어서 마음이 풍부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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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이렇게 와서 놀듯이 실컷 그림 보고 쉬고 하며 복잡한 마음을 정돈하는 것도 참 좋겠다. 군데군데 그림 앞에 이렇게 긴 의자들이 놓여있는 건 정말 고마운 발상이다.


요약적이고 가벼이 생각하며 바라볼 수 있어서 좋다.

뭐 그리 심오할 필요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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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그리고 계단이나 복도, 옥상... 어디든 모든 곳에서 작품을 볼 수 있다.

생기발랄하고 기분 좋은 밝음이 좋다.

상형문자와 같은 그림들이 순수하고 건강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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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씩 쉬려 하면 그 앞에 미로의 작품이 있고 어디서든 그의 작품 속에 푹 빠뜨려 놓는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시내 곳곳에서 어디서나 미로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람블라스 거리의 산책로 바닥에 그의 모자이크가 있고 그라치에 거리의 바닥이나 가로등은 가우디의 디자인이다. 예술가의 문양이 새겨진 바닥을 걸으면 예술가의 가로등이 길을 밝혀준다. 람블라스 거리를 '세계에서 가장 매력 있는 거리'라고 서머셋 모옴이 말했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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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나가 빗방울에 젖어있는 토끼풀을 들여다보고 조각품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또한 좋다. 그리고 그 작품 사이로 바르셀로나 시내를 내려다보며 풍요로워진 마음으로 그 시간을 고마워해 본다.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보는 이들에게 즐거운 인생을 느끼게 해주려는 듯한 기분이 든다.


미술관을 둘러본 후 아래로 내려가 카페테리아에서 부드러운 커피를 마시며 충만해진 기분을 누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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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맑아진 하늘에 케이블카가 쉬지 않고 오간다.

바르셀로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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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주익 언덕을 내려와 바르셀로나 시내를 조금 걸었다.

차도 마시고 기웃기웃 구경도 하며 대성당 쪽 골목으로 들어섰다.


어디든 골목을 걸을 때면 소박 해지는 기분과 함께 친근해지는 마음에 마치 이웃에 온듯해서 타지에 온 낯섦을 덜어준다.



이곳 고딕지구의 중심부에 있는 <바르셀로나 대성당>은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현지에서는 가톨릭 교회의 대주교가 있는 성당이란 뜻의 '카테드랄'이라고 부르고 있다.


자유롭게 입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성스러운 곳이기에 기본적인 최소한의 복장 예의는 잊지 말아야 할 일.

내부는 높은 천정과 넓은 실내가 너무나 웅장해서 압도한다.


드넓은 광장에는 시민과 여행객들이 대성당의 거대한 첨탑을 향해 고개 들어 바라보고 있거나 삼삼오오 오후를 즐기고 있다. 특히 일요일 오후에는 이 광장에서 사람들이 모여 카탈루냐의 민속춤인 사르다나(Sardana)를 추며 이색적인 볼거리를 선사하거나 이색적인 벼룩시장도 열린다고 한다.


자유가 충만한 참 따사로운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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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하루가 훌쩍 가버렸다.

얼른 호텔에 맡겨둔 짐을 찾아서 람블라스 거리를 지나 카탈루냐 광장으로 나왔다.

잠깐 그들과 함께 호흡하듯 슬슬 한 바퀴 돌아보고 주저앉아 있어보기도 하며 떠나야 하는 아쉬움을 달래 보지만 공항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며칠 흐리던 날씨가 비로소 이 날따라 스페인 광장 하늘이 청명하다.

이제야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을 느껴볼 만한데 떠나는 건가.


바르셀로나 국제공항을 향해 외곽으로 달리는 차창밖의 들판은 햇살이 가득 뿌려지고 있다.

스페인의 마지막 풍경이 아득하다.


자유를 추구하는 이곳 태생의 예술인들 덕분에 바르셀로나는 자유로운 영혼들이 가득하다는 기분이 느껴진다.

그 기운을 얻어 서울을 향하는 대한항공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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