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시월,
분명 가을인데 한낮엔 더위가 남아있어서 여름과 가을 사이라고 말하고 싶은 즈음이다.
햇살이 꺄무룩히 내 눈을 찌푸리게 하는 걸 보니 가을볕이다.
이런 가을볕을 쬐면서 가만히 보내버린 가을을 떠올리게 한다.
연휴를 보내면서 가족들과 동네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후 잠깐 바람 좀 쐴까 했다
*
*
그래, 그랬지...
잠깐 나가볼까?
이런 말을 하면서 딱히 여행이 계획되지 않은 시간이면 강화로 훌쩍 핸들을 돌리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강화도라면 아이들 데리고 무수히 다녀온 곳이 되었고 그저 친근한 곳이 되어버린 곳이다.
이렇게 무심코 떠나도 돌아올 때면 결코 허전함이 없는 곳,
어린 두 아들에겐 산과 바다를 돌며 자연의 숨결을 느끼게 해 주고,
짚어볼 역사이야기가 곳곳에 있어서 그 또한 즐거움인 곳이었다.
선사시대의 고인돌부터 마니산의 참성단,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이야기가 도처에서 기다리는 곳.
그 시절 치열한 해상전투를 막아내던 요충지로 현장학습이 절로 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굳이 그것이 뭐 그리 중요할까만
강화 나들이로 가족들의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고
아이들에게 우리의 역사도 슬쩍 챙기게 해 주던 강화가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는 단순한 사실이 참 좋다는 말이다.
그래서
강화도가 좋다.
언제나 거기 있어줘서 참 고맙다.
이렇게 사진으로 기억을 더듬을 수 있어서 또한 즐겁다.
또한
강화 들녘은 우리에게 이런 유유자적도 있었구나...
초지진의 요새는 가을 햇살 속에서 유유히 바다를 내다본다.
길가에 길게 드리운 나무 그림자가 평화롭기만 하다.
역사는 어느덧 우리들에게 한가로이 이런 휴식을 주며
따사로운 가을을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