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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Aug 22. 2018

여름을 기억하다

공원의 여름, 보라매 공원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도대체 이 말의 약발이 없어진 것 같았던 날들이었는데

하루아침에 가을느낌이 찾아왔다.


드넓은 공원의 햇살도 뜨겁지 않았다.

나무 그늘 아래 텐트 속 가족들도,

벤치에 두런두런 여럿이,

저 쪽 홀로 앉아있던 사람도, 

8월의 햇살도 바람도 

곧 기억 속에서 떠올려질 여름을 보내고 있다.





아무리 더워도 

덥다고 

불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차라리 

땀을 많이 흘리며 

내가 여름이 되기로 했습니다. 

일하고 사랑하고 

인내하고 용서하며 

해 아래 피어나는

삶의 기쁨 속에 

여름을 더욱 사랑하며 

내가 여름이 되기로 했습니다


-이해인

저기 좀머 씨처럼 여름이 걸어가고 있다.


여름엔  

꼭 한번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드려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오고 싶다.


이해인 <여름 일기> 마지막 연




여름 나무

강릉 한솔초등학교 이동열


바람이 불면 

나무는 좋아서

잎을 흔들어요


바람이 불면 

나무는 기뻐서

몸을 흔들어요


바람이 불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


내가 내가 앉아

쉬어도 되니 




여름밤


들깻잎에 초승달을 싸서

어머님께 드린다

어머니는 맛있다고 자꾸 잡수신다

내일 밤엔

상추 잎에 별을 싸서 드려야지


(정호승·시인, 1950-)


 



여름방학


여름방학 때 문득 찾아간 시골 초등학교

햇볕 따가운 운동장에 사람 그림자 없고

일직 하는 여선생님의 풍금 소리

미루나무 이파리 되어 찰찰찰 하늘 오른다.


(나태주·시인,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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