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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Jan 12. 2022

겸재정선미술관

멀리 가지 않아도 ~... 서울 강서구 겸재정선미술관

겸재정선미술관 가는 길은 오붓해서 좋다.

복잡한 시내 중심으로 향하거나

도심 속을 이동하며 오갈 때는

때로는 혼잡함을 감당해야 한다.


겸재정선미술관,

그런 복잡함 없이

마치 교외로 나온 듯 호젓한 미술관이다.

미술관 주변 동네에서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버스정류장에 섰다.

정류장 의자가 말끔하다.

앉았더니 엇? 따뜻하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강서구는 주로 학교 주변이나 환승이 많은 지하철역 주변 정류장에 '테마가 있는 온열 의자'를 설치했다고 한다.  외부 온도가 15도 이하로 낮아지면 자동으로 가동되어 35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더 놀랄 일은 의자에 그려진 그림과 문구였다.

의자 양쪽으로 경재 정선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을 만날 수 있는 곳, 강서"

라는 글과 함께 그림을 설명하는 글이 이어진다.

미술관 가는 길, 미리 흐뭇하다.




겸재정선미술관은

조선 후기의 화가 겸재 정선의 작품과 업적을

살필 수 있는 2층뿐 아니라,

1층 기획전시실과 3층 다목적실은

상시 대관하여 다양한 전시를 볼 수도 있다.



박종갑 작가의 회류(回流) 展이 열리고 있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겸재 정선미술관에 가면 작품 앞에서 사유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미술관 1층에서 기획 전시로 개최되는 박종갑 작가의 전시 타이틀은 《회류回流》다. 회류 展이 열리고 있는 전시실에 들어서면 묵향이 절로 느껴지는 듯하다.  먹이 흠뻑 스민 붓을 움직인듯한 작품들이  미술관 1층 제1,2 기획전시실에 가득하다.


2022  겸재의 맥 초청 기획전 1

박종갑 회류回流

돌리다  회回,

흐를 류流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전통사상인 유, 불, 도 삼교사상 근저에는 천지자연과 하나가 되고자 하는 삶의 정신이 녹아있다” -작가 노트에서.


"수화를 개척하고 하나의 장르로 완성시킨 겸재 정선(1676-1759)의 맥을 잇는 현대 작가들의 전시가 열린다. 서울 강서구 겸재 정선미술관이 겸재 정선의 화혼畵魂을 조명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겸재의 맥 초청기획’을 준비했다. "  고 한다.


그 첫 번째 기획 전시인 박종갑 작가의 《회류回流》 展이 오는 1월 6일부터 3월 1일까지 55일간 미술관 1층 제1, 2 기획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3층 다목적 전시실

‘기획전시 <순수(純粹)로의 회귀(回歸)> 展’ (1.11~1.19)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14명의 작가들이 그린 작품 전시 중이다.



한 동안 잠겨있던 우리들 기억 속 어딘가에는 지치고 힘든 삶을 뒤로하고 유년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 이유는 가장 꾸밈없고 순수하였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하나의 크고 넓은 ‘인생(The Period between our dates of Birth and Death)이라는 종이’에 ‘삶(Life)이라는 도구’를 갖고 열심히 무언가를 그려오던 중, 얼마 전부터 그 행위를 멈추고 ‘회귀(return)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Go back, Go back, Go back…again,…Go back to the past.     -여는 글 중에서




며칠 전에 갔을 때는

여성 3인 전을 하고 있었다.

화양연화- 수채화전






겨울 볕이 따사롭던 창 가에 잠깐 앉아 쉬기도 하고,

복도의 작은 도서관에 앉아 조용히 책을 뒤적이며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밖으로 나가 데크를 거닐거나

테이블에 앉아 차분한 겨울을 느껴보던 시간들...


멀리 가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곳이 있다.

겸재정선미술관에 들면

그림이 있고,

조용한 카페테리아의 차 한 잔이 있고,
주변의 자연이 있다.  


2022. 1월

여유롭던 겸재정선미술관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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