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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Mar 17. 2022

봄바람 타고 바닷가 마을 따라 한 바퀴~

화성, 전곡항. 제부도. 공생염전. 백미리 마을. 사강시장

    





- 이국적 풍경의 대규모 마리나 전곡항

멀리 떠나지 않아도 수려한 이국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 항구가 있다. 요트의 낭만이 가득한 경기도 화성의 전곡항에 가면 우리의 힐링을 충족시켜줄 풍경이 기다린다. 서해안 최대 규모의 요트 정박지인 전곡항. 자타 공인 국내 최고의 해양레저의 중심지다. 전곡항은 외곽으로 방파제가 건설되어 있어서 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받지 않아 배가 드나들기 수월하다. 대체로 일정한 수심을 유지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요트나 보트가 접안할 수 있는 최적의 항구인 것이다.    


근래 들어 코로나 여파에 따른 주춤함 때문인가. 항구에 줄지어 정박해 있는 크고 작은 다양한 요트와 보트들이 유난히 빽빽하다. 이것만으로도 이국적인 풍광을 자아낸다. 전곡항은 한때 장노출 사진 촬영을 위해 갯벌 주변으로만 몇 번 오갔던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럭셔리하고 멋지구리한 요트들이 즐비한 항구 쪽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푸른 하늘 아래 하얀 요트들이 콤비를 이룬 풍경, 색감만으로도 상쾌하다. 지중해의 어느 항구를 연상시키는 마리나 주변으로 다가가면 잔잔하게 흔들리는 돛의 반영들이 일제히 반긴다.    

 

    

이전 같았으면 마린 스포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요트체험이나 세일링 요트 등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경험할 수 있을 때다. 아쉽게도 전곡 마리나 여행 스테이션이 굳게 닫혀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따른 임시조치이기 때문에 이용하려면 사전에 문의해 보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이처럼 수도권 인근에 해양스포츠 시설을 즐길 수 있는 바다와 레저 항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멋지지 아니한가. 그저 한가로이 이국적인 풍경만으로도 숨쉴 틈을 얻을 수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두말할 것 없다.  

   

    

-바닷길이 열리면 갯벌 위를 달려서 제부도로~

전곡항을 마주한 제부도와 누에섬 중에 제부도로 향해보자. 입구에 다가서기가 무섭게 눈앞으로 지난해 12월에 개통되었다던 케이블카가 공중에서 줄지어 지나간다. 전곡항과 제부도를 잇는 총연장 2.12㎢의 해상 케이블카 개통 이후 제부도 여행의 새로운 콘셉트가 추가된 셈이다. 2.3km의 바닷길이 하루에 두 번씩 열리고 모세의 기적인 양 자연의 신비를 경험하듯 오갔던 제부도가 이렇게 변모하고 있다. (참고로 케이블카를 타려면 전곡항 탑승장 주변에 자동차를 주차해 놓고 왕복권을 사서 제부도에서 시간 보내다가 타고 나오는 것이 용이할 듯하다)             

   

물 빠진 갯벌은 여전하다. 바닷길 시작점의 워터워크를 지나 열린 바닷길을 달려 매바위가 있는 해변가로 가면 물 빠진 갯벌과 자연을 바라볼 수 있다. 주름진 갯벌 위로 물새들과 여행자들의 느릿한 발걸음을 볼 수 있다. 모래밭의 텐트 속에서는 다정한 두런거림이 들리고, 캠핑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먼바다를 바라보는 사람, 제비꼬리 길과 등대길을 걸어가는 이들, 각자 취향껏 제부도 즐기기 중이다.  

  

   

-소금꽃 피는 마을 공생염전

제부도에서 경기만 소금길 12구간에 살곶이 마을을 지나 부근에 공생염전과 백미리 어촌마을이 있다. 공생염전으로 가는 길의 표지판에는 소금꽃 피는 마을 공생염전이라고 쓰여 있다. 철책선이 드리운 갯벌길을 달려가니 들판에 소금밭이 펼쳐진다. 겨우내 방치한 모습 그대로 아직은 썰렁하다.


6.25 때 화성으로 피란 온 황해도 주민들과 천일염을 생산하면서 공생하며 지냈다 하여 공생 염전이라 불리기 시작했다는 곳, 소금 창고에서 작업을 하는 분을 만났는데 지금은 염전을 지키는 가구가 많지 않다고 한다. 4월쯤부터 염전 개장이 시작되니 앞으로 볼거리가 더 많아질 터. 소금창고에서 질 좋은 서해의 소금 한 자루 사서 자동차에 실으니 뿌듯하다.


           

-맛과 체험의 즐거움, 백미리 마을

염전과 갯벌이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가니 백미리 마을이 나온다. 어장이 풍부하고 해산물이 싱싱해서 그 맛이 다양하다는 백미, 또는 백미리 마을이다. 예전엔 굴이 많이 나서 굴섬이라고도 했다. 화성에는 '남양원님 굴회 마시듯'이라는 말이 있다. 화성에 부임하는 원님들이 굴 맛에 반해 씹지도 않고 먹었다는데서 유래된 말인데 백미리 굴 맛 또한 반할 맛이다.   

    

예로부터 백미리는 바지락이 유명한 곳이었다. 마을 입구에선 바지락과 꼬막 세척공장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백미리 어촌 마을의 활성화를 눈앞에서 본다. 특히 이곳 백미항은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어촌 뉴딜 300’ 사업을 통해 ‘해양생태계 체험마을’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이다.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시설 또한 잘 갖추어져 있어서 코로나 시기만 지나면 다시 기지개를 켤 듯하다.     

마을에서 바다로 향하는 가로수 길 끄트머리에 갯벌이 보인다. 바다 앞의 오롯한 감투섬 너머로 노을이 지면 환상이라는 말, 고적한 바닷가 마을의 노을은 당연히 멋질 수밖에. 비대면 외출로 더없이 좋다. 도심의 혼잡함을 벗어나 봄바람 타고 한 번씩 훌쩍 다녀올 만한 바닷가 마을이다.


        

-푸근함과 질펀함의 화성 오일장 사강시장 

여행 중에 잠깐 틈새시간을 이용해서 부근의 시장 구경을 하는 것도 재미있다. 시장 이름이 소설‘슬픔이여 안녕’의 프랑스의 작가 프랑스와즈 사강처럼 사강시장이다. 화성의 사강 시장은 본래 바닷물이 드나들던 곳으로 강처럼 하얀 모래가 쌓여 있어 사강(沙江)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푸근함과 질펀함과 현대적 느낌이 공존하는 시장이다. 풍성한 서해의 수산물과 송산면의 다양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100년 전통의 사강 시장은 치열했던 송산지역 3.1 운동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이다. 장날은 2일.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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