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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Feb 22. 2023

부드럽고 상큼한 바람!
영종바다·조름도에서 맞는 봄마중






-용유도 용엄사~조름도~3.1 운동 유적지~선녀바위 해변가 등 돌아보기  

▲바다 위로 봄바람이 부드럽다. 인천 영종·용유도 바다에 봄이 바짝 다가왔다.


바람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얼어붙었던 겨울바람을 밀어내고 있는 듯하다. 봄맞이하러 가볍게 나서보자. 인천엔 마음만 먹으면 금방 가 볼 수 있는 섬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섬 속에 산과 사찰이 있고 숨 쉬는 예술이 전시되었고 전설이 살아있으며 맛집이 곳곳에 숨어있다. 인천에는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해 주고 일상의 심드렁함을 날려주는 섬과 바다가 언제나 기다리고 있다.  



▲ 바다에 둘러싸인 아늑한 용엄사는 용유도 유일의 사찰로 주변 숲으로 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조름섬으로 이어지는 길을 만날 수도 있다.


-용유도 해변의 작은 사찰 용엄사

조름도를 가기 위해서 길을 찾다가 용엄사가 지척인 걸 알았다. 마시안 해변에서 용유해변 쪽으로 방향을 잡고 달리다 보면 군부대입구를 지나 조붓한 길이 나온다. 맞은편에서 자동차가 오지 않길 바라면서 폭이 좁은 길을 주춤주춤 가다 보니 주차장이 나온다. 그리고 주차장 비껴 옆으로 대뜸 대웅전이다. 나지막한 야산에 둘러싸인 용엄사는 마치 마을 속의 집처럼 작은 숲이 에워싸고 들과 바다를 두고 조용히 자리 잡은 모습이다.  




▲ 부처님 옆으로 서 있는 나무에서 솟아 나온 봉우리들이 곧 싹을 틔울 듯 보송보송하다.



미미한 기척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한 사찰이다. 대웅전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우뚝 선 부처님 입상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입상 옆의 작은 전각은 문이 닫혀 있다. 코로나 이후 요즘은 어딜 가든 문이 닫혀있는 곳을 쉽게 본다. 입상 뒤편의 산을 오르면 숲을 통해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숲을 돌아보고 내려오다 보니 부처님 입상 옆으로 늘어진 나무줄기에 싹 틔울 준비를 하는 봉오리들이 매달려있는 게 보인다. 온 누리에 따뜻한 봄볕이 내리고 푸릇푸릇 새싹을 틔울 무렵이면 닫힌 문도 열리고 사람의 마음도 활짝 열리길 기대해 본다.  



▲ 인천 용유섬의 무인도 조름도는 하루 두 번 썰물 때 물길이 열려서 걸어 들어가 볼 수 있는 신비한 섬이다.


-아주 신비한 무인도, 조름도

영종도 마시안 해변 끝자락에 위치한 조름도, 섬의 모양이 사람이 졸고 있는 형상에서 유래되어 조름도라 이름 붙여졌다는 섬이다. 한 바퀴를 다 돌아도 20분 정도여서 부담 없이 해안 트레킹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인천 영종도에서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무인도다. 간조 시간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는데 매일 하루 두 번 썰물 때면 물길이 열린다. 만조 때는 물에 잠겨서 완전한 섬의 모습을 본다. 간조 때는 물길이 열려서 걸어서 금방 다가갈 수 있다. 하필 물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할 때 도착해서 섬에 다녀오지는 못했다.




용엄사 사찰 입구 부근에서 조름도 해변으로 내려가는 작은 문이 있어서 섬 주변을 돌아보았다. 해변가에 돌과 굴껍데기가 울퉁불퉁하게 잔뜩 쌓여있어서 걷기가 쉽지 않다. 안전을 위해 트레킹화가 꼭 필요한 해변이다. 해변가의 굴껍데기 더미와 바위가 지천인 건 물론이고 섬 모퉁이를 돌면 기암괴석들이 펼쳐지는 풍경 또한 장관이다. 그중에 기도하는 형상의 바위도 있고 펭귄을 닮은 바위도 있다. 특히 삐죽이 솟은 미어캣 바위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바위다.  



▲ 용유도를 빙 돌면서 저 멀리 간간이 조름섬이 나타나곤 한다. 물때가 맞지 않아 직접 섬으로 들진 못했다면 이렇게 다양한 방향에서 섬을 볼 수도 있다.


조름섬은 용유도 해안가를 달리다 보면 먼발치에서도 몇 번씩 만나볼 수 있다. 섬으로 직접 들어가 보지 못할 때는 멀리서 바라보는 맛도 괜찮다. 선녀바위 해변이나 거북바위 근처 또는 해안도로를 빙 돌면서 위치에 따라 각각 다른 각도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라도 다가가 보지 못한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다. 인천의 섬 중에서 제법 덜 알려진 신비한 섬 조름도는 한적함 속에서 산책하며 힐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섬 중의 하나다. 정확한 물때 확인은 필수다.  




▲ 영종도에서 을왕리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에 태극기가 펄럭이는 3.1 독립만세기념비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잠깐이나마 인천에서 울리던 독립의 함성을 한 번쯤 되새겨 보는 시간이다


-용유 3.1 독립만세 기념비

용유섬 해안가를 돌면서 잠깐씩 멈춤을 하게 된다. 조름도를 벗어나 을왕리 해수욕장 쪽으로 가는 길에는 3.1 독립만세 기념비가 있다. 길가에 태극기가 펄럭이는 곳, 1919년 3월 23일, 서울에서 3.1 운동에 참여한 조명원 선생이 가슴에 독립선언서를 품고 고향인 용유도로 돌아와 독립만세운동을 벌이기로 계획했다고 한다. 안내글에는 관청리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했던 11인의 혈성단과 용유 주민 150명이 분연히 일어나 목이 터져라 독립 만세를 외치다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다는 내용이다. 3.1절을 즈음하여 영종. 용유도에서 일어난 유일한 3.28 독립만세 운동을 기억하며 한 번쯤 기념비에 들러보면 좋을 듯하다.  



▲ 넓은 모래사장 위로 돌출된 멋진 바위가 선녀바위다. 한낮엔 은빛으로 반짝이는 바다였다가 저녁 무렵 선녀바위 뒤로 노을이 떨어지는 풍경이 압권이다.


-선녀바위 해안과 을왕리해수욕장

인천 바다여행은 언제라도 좋다. 잠깐만 달려도 해변이 나온다. 선녀바위해수욕장은 규모가 작지만 아늑하게 해변을 걷는 맛이 있다. 사람이 많지 않은 바닷가 저쪽에 선녀바위가 서 있다. 용유 13 경인 선녀바위 해수욕장의 슬픈 전설을 지닌 선녀바위의 안내문을 읽어보았다.


영종진의 호군을 통솔하던 호군의 첩실이 사랑이 깨진 후 영종진 태평암 바다로 몸을 던진다. 이 태평암을 선녀바위라 불렀고 밤하늘이 맑은 날 선녀들이 무지개를 타고 내려와 노는 장소였다고 한다. 바위 형상이 기도하는 모습과 비슷해서 바위 앞에서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것 말고도 또 다른 전설이 있기도 하다.)



▲서해의 강렬한 일몰을 보기 위해서 수도권에서 접근이 쉬운 을왕리로 사람들이 찾아들곤 한다. 봄을 맞는 을왕리 해변에 바다새가 한가롭다.


겨울바람을 맞고 있는 선녀바위 저 편 산 밑으로 선녀바위해변과 을왕리해수욕장을 연결하는 문화탐방로가 시작된다. 데크와 숲길과 출렁다리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걸어보는 힐링의 시간이다.


을왕리 해수욕장은 인천과 수도권에서 많이 알려진 해변이라서 겨울이어도 백사장에 사람들이 제법 오간다. 당일 여행지로 많이 찾는 곳임을 실감한다. 입구의 상가에도 사람과 자동차가 많다. 무엇보다도 바다 위로 갈매기떼가 무리 지어 날아오르기도 하는 겨울바다의 풍경이 아름답다. 한낮 나들이로도 좋지만 해질 무렵 노을 지는 풍경을 찾아서 오는 이들이 많다.  



▲ 마시안 해변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횟집과 조개구이나 해산물 맛집들, 예쁜 카페들이 이어진다. 솔숲을 지나 조용히 바닷바람을 쐬기도 좋은 곳이다.


-마시안로 해변과 맛집

마시안 해변가를 달리다 보면 쉴 새 없이 나타나는 맛집들을 보게 된다. 유난히 화려한 이국적인 카페나 대형 빵집이 많다. 식후에 맛집들 앞으로 펼쳐진 솔밭을 지나 바다로 산책 나가는 즐거움 또한 덤이다. 바닷가답게 해산물이 재료인 메뉴들이 여행자들을 끌어당긴다.  



▲ 영양굴밥과 간장게장이 일품인 마시안로의 맛집에서 푸짐한 식사로 마무리하기.


방대한 갯벌을 지닌 영종·용유도는 예로부터 굴이 많이 나던 곳이었다. 굴밥이 주메뉴인 공항마을 식당은 돌솥밥 위에 굴이 푸짐하다. 그리고 비벼 먹는 소스에 부추가 듬뿍 담겨서 색감만으로도 맛의 신선함이 먼저 느껴진다. 밥을 싸 먹게 생김이나 반찬과 함께 생선 한 마리가 통째로 구워져 나온다.









https://enews.incheon.go.kr/usr/com/prm/BBSDetail.do?bbsId=BBSMSTR_000000000394&nttId=10243&menuNo=3000&upperMenuI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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