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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Sep 07. 2023

소금 창고와 풍차가 있는 풍경

가을바람 타고 ‘소래습지생태공원’ 한나절 여행






주변을 살펴보면 가볼 만한 곳이 넘쳐난다. 그동안 너무 먼 곳으로 떠나는 것에 마음을 두었거나 낯선 곳을 향한 시선을 좇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알고 보면 인천은 여행하기 꽤 좋은 도시다. 무엇보다도 오래된 역사가 담긴 도시이면서 가까이에 바다가 있다. 게다가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가까워서 한나절 여행지로 더할 나위 없다. 인천 소래습지생태공원은 분명 도심에 속하지만 거길 가면 도시를 벗어난 기분을 준다.  

▲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인천시 남동구의 소래습지생태공원


소래습지는 서해안 바다와 하천 등의 민물이 만나는 지역이다. 그 때문에 전국적으로 손꼽을 만큼 다양한 염생식물이 자생하는 곳이기도 하다. 소래습지의 갯벌과 염전, 생태적 우수함을 직접 볼 수 있는 수도권 유일의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다.  



▲ 정문 입구 소염교 아래의 갯벌


폐염전이 탈바꿈한 풍광과 짭조름한 갯벌 생태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소래습지는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대규모 염전이었다. 한때 국내 최대의 천일염 생산지이기도 했던 소래의 소금생산이 중단된 것은 1990년대였다. 지금은 총면적 1,561천㎡에 이르는 소래습지생태공원의 폐염전이 자연학습장과 해양식물 관찰지로 탈바꿈됐다. 생태전시관 앞으로 펼쳐진 드넓은 갈대밭과 산책로는 사진가들이 자주 찾아들 정도로 이국적이고도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입구 소염교 양옆으로 소래습지 갯골이 움푹하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풍경을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가 있다. 때가 되면 인근 바닷가의 밀물과 썰물이 들고 나는 것을 볼 수 있다고도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갯벌 위를 오가는 게가 땅속으로 숨어버리곤 하는 게 보인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는 몰라도 자주 볼 수 있던 다양한 생물이나 철새는 볼 수 없었지만, 칠면초와 같은 염생식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디선가 짭조름한 갯내가 훅 코끝을 스친다. 


 

▲ 소래습지생태공원 전시관


소래습지생태공원 전시관과 전망대

갯벌 관찰 데크를 지나 이어지는 소래습지 생태공원 전시관은 총 3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 전시관은  전반적으로 갯벌과 습지, 염전과 소금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어서 찬찬히 살피다 보면 소래습지에 대한 이해가 쉬워지는 걸 느끼게 된다. 2층의 카페테리아는 남동구의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공간이다. 착한 가격의 시원한 음료 한잔 마시면서 창밖 습지공원을 내다보며 땀을 식히기에 더없이 좋다.


3층 전망대에 올라서 보자. 시야가 탁 트인다. 너른 생태공원의 염전과 풍차가 한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인천 둘레길과 광활한 습지 위에 펼쳐진 자연을 비로소 바라보게 된다. 다가오는 가을이면 갈대군락이 물결을 이루고 빨간 풍차가 돋보이고 염전 옆의 붉은 지붕 소금 창고에는 결정된 새하얀 소금이 가득 쟁여질 것이다.  



▲ 전시관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소금밭과 풍차가 있는 소래습지생태공원 전경


땡볕을 받아들이는 중인 소금밭

전시관 앞의 염전에 뜨거운 여름 햇볕이 사정없이 쏟아지고 있다. 바둑판처럼 가지런한 염전의 각 구역마다 토판, 옹패판, 타일판, 염전체험장, 결정지역으로 구분된 팻말들이 안내한다. 찰랑찰랑하게 맑은 염전 안으로 하늘의 뭉게구름 반영이 들어앉았다. 관리하시는 분이 염전을 들여다보면서 지금 소금을 만들어지는 중이이라고 설명해 주신다. 소금은 사람의 힘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지금의 햇볕이라면 아마 내일모레쯤이면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귀띔한다. 


자연의 변화와 일조량에 따른 작업으로 바닷물이 농축되고 하늘의 뜻에 따라 일이 진행되어야 하는 게 바로 소금작업이다. 하늘이 내려주는 햇볕과 바람과 바닷물, 그리고 작업하시는 분들의 고된 노동의 땀방울로 만들어지는 소금밭은 지금 한창 한여름 땡볕을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염전 옆으로 위치한 소금 창고에는 소금이 저장되어 있다고 했다. 이곳에서는‘열려라 소금창고’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참여를 원하면 미리 인천시청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통합예약을 하면 가능하다. 도심 속 공원에서 천일염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생히 살피고 갯벌 체험을 비롯한 생태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기 때문에 현장학습의 즐거움을 맛볼 기회이기도 하다.  



▲ 둘레길에서 바라본 갯벌 습지의 염전


광활한 생태습지 산책길의 즐거움

염전 건너편 들판으로 들어가면 광활한 습지다. 게다가 풍차가 서 있는 풍경이 이국적이어서 운치가 돋보인다. 너른 습지를 앞에 두고 멍하니 바라보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볼 만하다. 습지에 조성된 길을 걷다 보면 관람자를 배려한 벤치나 파라솔을 만난다. 편하게 자연을 탐방하면서 갯벌 아래로 내려가 볼 수 있는 계단도 친절하게 놓였고 해수족욕장도 있다. 지나다가 습지 안의 전망대와 조류관찰대에서 관찰할 수도 있고 오두막 쉼터에서 아무 생각 없이 쉬는 시간도 괜찮다. 군데군데 쉼터와 이정표가 준비되어 있고 길이 잘 정돈되어 산책하는 데 무리 없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의 탐방코스는 둘레길, 갈대길, 염전길, 습지길 총 4군데다. 각 코스별 20분~1시간 정도씩 소요된다. 둘레길은 약 1시간 가량 소요된다.  



▲ 자전거 주행이 자유로운 산책길

            

생태습지를 둘러싼 산책길은 가로수가 울창하다. 자동차가 지나가는 길이 아닌 오로지 산책하거나 자전거가 다니는 길로 쭉 이어져 있어서 안전하게 편안히 이용하면 된다. 가로수가 마음껏 푸르른 길을 따라 소래생태공원에서 갯골생태공원까지 연결해서 이용할 수 있다. 


간간이 부드러운 흙길 위로 휙휙 지나가는 자전거를 탄 풍경이 평화로워 보인다. 산책길 양옆으로 펼쳐진 갯벌과 소금밭을 가르듯 달리는 것도 소래생태습지공원에서만 느껴볼 만한 특별한 맛이다. 더운 날 속에서 간간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만으로도 충분히 좋다. 얼핏 가을바람이 느껴진다. 곧 가을이 되면 더욱 쾌적한 소래생태습지를 만나게 될 것이다.  



▲ 생태습지공원 북문, 연꽃공원


소래습지생태공원 북문, 연꽃공원

소래습지생태공원이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아파트 단지가 보이는 쪽으로 한참 이동하면 소래습지생태공원 북문이 나온다. 아파트 숲을 배경으로 넓은 연못이 조성되어 있다. 연꽃 개화 시기가 지나고 있는 연못 위를 뒤덮은 푸른 연잎들이 빽빽하다. 드문드문 남아있는 연꽃 몇 송이가 존재감을 보인다. 연못 사이로 쭉 뻗어있는 길은 야자 매트가 깔려있어서 발에 닿는 감촉이 편하다. 사방으로 길게 연결된 데크의 중심에 오롯한 정자 하나 풍류가 물씬 느껴진다.  






■ 소래습지생태공원
○ 개장시간 : 04:00~21:00
○ 산책로 출입 가능 시간 : 09:30~17:30
○ 주차 이용요금 : 30분 300원 / 입장료 : 무료

■ 소래습지생태공원 전시관
○ 운영 기간 : 연중 / 입장료: 무료
○ 관람 시간 : 오전 10:00 - 오후 6: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 설/추석 연휴
○ 1층 : 전시관 / 2층 : 카페테리아(카페지브라운) / 3층 : 전망대

■ 생태체험 프로그램. 소금 창고 프로그램. 해수족욕장 : 3~12월 운영
○ 문의 : 032-435-7076

■ 소래습지생태공원과 남동구 공영자전거 대여소
○ 위치 : 정문 주차장 앞
○ 실물 신분증과 휴대전화 지참 시 대여 가능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학생증으로 한정)
○ 신분증 1매당 1대 대여 원칙, 자전거 자물쇠도 같이 대여 가능
○ 자전거 대여는 성인만 가능, 초등학교 이하의 아동은 성인 보호자 동반 시 이용 가능
○ 매주 월, 화, 1월 1일, 설, 추석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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