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를 마치고 시작한 첫회사는 금융권 투자신탁회사였다.
높은 연봉과 대기업이라는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었다.
함께 입사시험에 합격한 동기들도 많이 있었으며 서로 함께 교육을 받으며
좋은 시간들을 보냈다.
하지만 군생활이 처음 시작한 사회생활인 것처럼 군대를 전역한 이후에 입사한
금융권 투자신탁회사에서의 생활도 그저 서투른 사회생활이였다.
투자신탁상품도 생소했으며 고객의 돈과 투자신탁상품을 맞바꿀 자신도 없었다.
내가 다니고 있는 투자신탁회사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다.
"신탁"이란 "믿고 맡긴다"라는 뜻이다. 이와는 다르게 나자신은 회사를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
투자신탁회사에서 판매한 투자신탁상품에 대한 고객의 손실 가능성에 대하여 회의적이였다.
물론 반대로 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고객의 기본심리는 은행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최소한 원금보장인 것이다.
투자신탁상품은 원금보장이 되지를 않는다. 그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판매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신없음이 8개월만의 퇴사로 이어졌고 회계직무로 입사지원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중소기업 회계팀에서 회계업무를 수행하는 회계사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어렵게 시행착오를 거쳐서 회계팀 사원으로 입사하게 되고 열심히 일해야 겠다는 생각과 각오를 다졌다.
연봉이 금융권 투자신탁회사의 절반수준이라도 만족했다.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밤12시까지 근무하고 토요일, 일요일 출근해도 만족했다.
왜냐면 회계업무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회계신입사원이라서 회계전표를 바인딩하거나 회계문서를 출력하는 일을 하였다.
기본중에서도 기본적인 일을 하였다. 그래도 회계업무는 회계업무였다.
대학교 때 전공한 과목과 같은 업무인 것이다.
모든 어려움을 참고 인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 전공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왜 3개월만에 퇴사를 하게 된 것일까?
회계팀 임원과의 사적인 문제에서의 갈등이었다.
단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것이 회계팀 임원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정규직 사원이 되고 나서 술을 안 마시는 것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그러한 방법은 내 양심에 맞지 않는 행동이었다.
나는 정중하고 예의바르게 "저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수습사원 기간동안 정규직 발령이 나지 않았다.
회계사원으로 어렵게 입사한 중소기업을 3개월만에 퇴사하게 된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