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하여!

by 엄주명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의 내용이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세계 각 국에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대한민국’이란 국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권이 백성에게 있는 ‘재민주권’을 실천하고자 한다. 이러한 민주주의 체제에 대해서는 대부분 이견이 없다. 민주주의는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발견한 체제 중 최선의 체제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 곳곳에 널려있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근본을 왜곡하는 가짜 민주주의 역시 존재한다. 대표적으로는 ‘다수결의 원칙’을 악용한 민주주의이다. 물론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다수결의 원칙‘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다수결이라는 등식은 동의하기 어렵다. 민주주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토론과 토의, 대화와 숙의가 실종되는 걸 허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다수의 폭정’을 민주주의로 오인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그렇기에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점은 숙의와 토론이다. 중요한 안건에 대해서는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게 필요하다. 다양한 생각을 충분히 논의해 국민 주권주의의 원리를 실현해야 한다.


따라서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시민 각자가 민주주의에 맞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 그중 하나는 자신이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인정이 필요하다. 이는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인 ‘다양성’을 채택하는 것이다. 즉, 나와 생각이 다른 이를 존중하고 논의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 안에는 통상적으로 헌법 제21조에 따른 ’ 집회•결사의 자유‘, ’ 언론의 자유‘, ’ 출판의 자유‘ 등이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윤석열차’라는 작품이 대통령 등을 풍자했다는 이유만으로 수상을 결정한 단체에 정부가 경고를 한 행위는 표현의 자유 침해로 보인다. 또 다른 사례로는 부경대학교에서 일어난 집회 및 시위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해산 및 주동자 연행을 했다면 집회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특히 집회 및 결사의 자유는 사회적 위협이 되지 않은 한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헌법 정신을 위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촛불 시위를 주도한 단체에 있어 부당한 압력을 주거나 불필요한 압수수색을 했다면, 이 역시 결사의 자유를 억압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사례로는 공영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을 과도하게 침해할 여지가 있는 정치적 개입이 있을 수 있다. 공영 방송이 아니더라도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해 존재하는 언론에 과도한 개입이나 억압은 언론의 자유 침해로 볼 수 있다.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국가가 시민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 이는 존 스튜어트 밀도 말했다시피 타인에게 위해가 되지 않은 수준에서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유에는 저항할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된다. 저항권은 쉽게 이야기하면, 국민이 선출한 지도자라 하더라도,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 국민 손으로 해임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청구권, 저항권 등과 관련이 깊다는 점에서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 필요한 권리이다.

또 하나 필요한 점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권리와 권한은 선출된 자에게만, 부여한 권한 내에서만 행사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범위를 벗어나는 건 국민 주권주의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위배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때 마땅히 주권을 가진 시민은 지도자의 해임을 요구해야 하고, 법리에 따라 해임되어야 건강한 민주주의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마땅히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강력하고 견고한 민주주의를 요구해야 한다. 부당한 독재에 대해서는 단호히 맞서 싸워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광장에 모이고, 토론하고, 요구한다.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자라기 위해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합리적으로 토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러한 민주주의가 가정 내에서도, 학교에서도 자리 잡아야 한다. 일상 속 파시즘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자라야 사회도 민주주의로 나아간다. 일상 속에서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자리 잡기를, 부당한 권력에 대해서는 광장으로 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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