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에 소속되어야 하는가
해외에서는 테스터 포함 QA 엔지니어 공고들을 보면, 90% 이상이 Engineering에 소속되어있다. 한국에서는 유독, QA가 심지어 엔지니어 타이틀을 달고서도 Product에 소속되어있는 공고들이 대부분이다. 왜일까?
우선 Engineering의 정의부터 살펴보자:
과학적, 경제학적, 사회적 원리와 실용적 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제품, 도구 들을 만드는 것 또는 만드는 것에 관한 학문이다. Engineering은 안정성, 경제성, 보안성 등 실용적인 관점에서 평가 및 판단을 하며, 이를 실천하는 사람을 엔지니어, 또는 기술자라고 부른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생각해보자. 높은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것, 이것은 Engineering인가 아닌가? 품질 (Product quality) 또한 제품을 만드는 것에 포함되며, 이 외에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갖춰지는 공정의 Quality 또한 Engineering의 일부이다. 그렇다면, Quality Assurance (QA)는 Engineering에 소속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직군에 따른 행하는 일들을 보면,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 테스터의 경우, 제품을 품질을 파악하기 위해 검증을 한다. 이 일 자체로만 보면 Product 부서가 당연히 적합하다. 이전 포스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한국에선 Quality의 오역 때문에, QA와 테스팅의 구분이 애매모호해졌다. 이 때문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QA 관련 직군들이, 심지어 QA 엔지니어마저도 Engineer 직책을 달고서 Engineering 부서가 아닌 Product 부서로 들어가게 된 것 아닐까 싶다.
생각보다 큰 문제다. 회사는 운영되면서, 부서를 나눠둔 이유가 있다. 맞는 지식과 분야끼리 나눠, 그 안에서 더 효율적으로 집중하여 공동으로 일 할 수 있게 함이다. 예를 들어, 한 프런트엔드 엔지니어가 사내에서 마케팅 관련 일을 집중적으로 한다고 해서 이 사람만 엔지니어링이 아닌 마케팅 부서로 보낸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마케팅 부서에서는, 개발에 대한 깊은 지식 없이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계획하고 이행시킬 수 있을까? 이 엔지니어는 분명 개발 관련된 부분에 집중할 것이고, 할 일이다. 하지만 마케팅 부서에서는 이는 중요하지 않다. 마케팅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고, 그에 필요한 엔지니어링은 부수적인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엔지니어링에서의 효율성이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엔지니어 본인도 이러한 상황에서는 기회도 없고 지식적 공유도 없기 때문에 기술적인 잠재력을 키우고 발전하기가 어렵다.
부서는 나누는 일은 효율성을 위해서이다. 그 회사에 필요한 것들을 위한 선택과 집중을 위해서이다. 그 안에서, 계속해서 가능성을 키우고 더 발전해 나가면서 최적의 환경과 효율성을 만들어 내, 회사가 운영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잘못 나누어진 부서는, 그 분야와 그 직군의 기회와 발전, 가능성을 막을 수 있는 일이며, 이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그 회사에서 그 직군은 다른 직군에 비해 중요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Quality는 개발 과정 어디에나 있고, 중요한 존재다. 품질 (Product quality) 뿐만이 아닌 프로세스 내 전체적으로 높은 quality를 수립하기 위해 제품을 '개발'하듯 공학적으로 접근할 것인가, 아니면 단순한 테스트, 검증으로 충분한지는 각 회사, 각자의 분석과 판단에 달려있다. 테스터가, QA 엔지니어가 Product 부서에 있는 것. 과연 이건 나를 위해, 내 커리어를 위해, QA 직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제품을 위해 그리고 회사를 위해 좋은 일인지 모두가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