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주어진 자유는 낮. 그는, 밤.

by sooon

남편의 마지막 육아휴직이 시작됐다.

이번이 마지막이니 내게 자유시간을 주겠다고 한다.

첫째아이 어린이집 가면 어디든 나가라고,

둘째아이는 자기가 봐주겠단다.

대신 조건이 있다.

첫째아이 하원 시간인 4시 전에는 들어오라는 것.


나를 배려해 주는 남편이 고마워

나도 그에게 자유시간을 주겠다고 했다.

당연히 나처럼 4시 전에는 들어오는 걸 말한 거였다.

그런데 자기는 저녁에 나가겠단다.

아이들 밥 먹이고 씻기고 나갈 테니,

잠자리에 들어 재우는 건 나 혼자 하라는 것이다.

힘들긴 하겠지만 어차피 혼자 해야하는거니깐..

그리고 그동안 육아를 도와준 게 고마웠기에

쿨하게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아이 둘을 재우는 잠자리에 누워 생각할수록,

괜히 울컹울컹 뭔가가 올라온다.

특히나 남편이 오늘 혼자 술 마시겠다고

주방에서 삼겹살을 굽는 '촤촤-' 소리가 들려오니

더욱더 그렇다.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


그는 육아로부터 홀가분하게 자유를 즐길 수 있지만

내 자유는 결코 홀가분할 수 없다.

내가 이걸 억울해하고 문제 삼으면

우리 가정의 평화가 깨질 테니,

결국 나 하나 희생하는 것이 최선이다. 제길.


난 여자로 태어난 게 참 좋았던 사람인데,

결혼과 출산 이후로 여자로 태어난 게 싫어졌다.

엄마는 왜 이런 삶을 나보고 하라고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밤이다.



그리고 난 억울함을 끝내 참지 못하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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