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며느리는 개뿔 3

이제 다정함은 유료

by sooon

다음날,

친정 식구들이 왔을 때

남편을 계속 디스 했다. 보란 듯이.

남편이 듣다 듣다

“내 입장도 있으니 그만 좀 하지.”했다.

나는 ”나도 입장이란 게 있어. “ 했다.

남편이 자리를 비웠을 때, 여동생이 나에게

식구들 앞에서 형부 안 좋은 거 말하지 말라고 했다.

나는 어제 일을 말하며 그래서 라고 했다.

그러다 남편이 왔다.


내가 내 입장을 말하면 분명 싸울 테고

이건 부모욕이 될 수밖에 없을 테니

그냥 말 안 하고 넘기려고 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눈을 피하게 되고

툴툴거리게 된다.

남편은 나를 다정하게 대하려고 한다.

내가 거부해도 장난치며 풀어보려고 한다.

나도 풀어야지 하는데 잘.. 안 된다.


그러다 오늘 아침,

어쩐 일로 큰 아이가 늦잠을 자고

둘째 아이는 첫 수유를 하며 똥을 엄청 쌌다.

등까지 똥이 다 묻어서 물티슈로 닦으며 정리하는데

출근 준비하던 남편이 옆으로 왔다.

도와주지는 않고 그냥 옆에 서있길래 뭐지? 했다.

늦어서 가봐야 한다고 말하길래

알았다고 가라고 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자기 얼굴도 안 본다고

풀어보려고 하는데 너무한 거 아니냐며

화를 내고는 나가버린다.

난 또 시작이네 싶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너무 안 받아줬다 싶었다.

출근한 남편에게 카톡이 왔다.

자기한테 다정해달라고. 섭섭했다고. 미안하다고.

그래서 나도 미안하다고.

예쁜 마음이 아니라 그랬다고.

사실 오빠랑 시댁한테 많이 실망하고 상처도 받아서

잘 추슬러지지가 않는다고.

말하면 또 싸움이고 부모욕뿐이 더 되겠나 싶어서

그냥 넘기려 하는데 잘 안 됐다고 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싸움이 시작됐다.


시댁의 입장을 이야기하더니

그건 네가 헤아려야 할 부분이라고.

자기도 실망이 크다고 한다.



하 또 시작이다.

난 ‘오빤 항상 나도 그래로 끝나더라’라고 보냈다.

내 말에 또 더 쏟아낸다.

앞선 사과의 말은 무색해졌다.


‘분명히 말하지만 너가 하면 나도 똑같이 할 거야.’

‘넌 듣는 사람 입장은 생각 안 해.‘

라고 남편은 말했다.

아 진짜 속 좁은 말이고 누가 할 소리인가 싶어서

기가 막힌다.


나는 마지막에 ‘그래 내가 나쁜 년이고 미친년이다.

잘나고 고귀하신 너가 다 맞으니

그렇게 고고하게 살아.’

라고 했다.


내가 뭘 기대했단 말인가.

내가 뭘 기대했단 말인가.

잘 지낼 필요는 없다. 그냥 무난하게만 지내자.

이 사람과 좋은 부부관계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매번 느끼면서 매번 실망한다.

그래도 시댁에는 잘하려고 노력한 거였는데

이젠 그마저도 하고 싶지 않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가만히 조용히 있을 것이다.



그냥 내 팔자가 이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자. 그냥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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