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파티 이방인이 된 식탁
시댁식구들 만나기 전부터
시댁이 잘해줘서 내가 시월드를 모른다며
장난 삼아 말하던 남편이
그 자리에서 또 그 말을 하며 큰 시누이를 불렀다.
내 옆에 앉아있던 작은 시누이가 말을 시작했다.
내 남편이 얼마나 곱고 귀하게 자랐는지 설명했다.
시아버지도 거들며 말하셨다.
물론 너도 귀하게 자랐겠지만
얘는 엄-청 귀하게 자랐다고 했다.
그래서 시어머니가 마음이 너무 아파한다는 거였다.
엥? 이건 뭔 소리지 싶었다.
내가 귀한 아들에게 무얼 했다는 건지 모르겠었다.
오히려 나도 귀한 딸인데 당신 아들이 내게
얼마나 화내고 잔소리하는지 아냐고 묻고 싶었다.
작은 시누이가 내게 남편에 대한 불만
하나만 말해보라고 했다.
나는 화 좀 그만 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왜 화내는지도 모르겠는데 화를 낸다고.
집안일도 나는 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내가 너무 힘들어 보이니까 스스로 도와주다가
자기도 힘들어서 터지는 것 같다고 했다.
사실 남편이 집안일하면 내가 또 해야 해서
내가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사실이었다.
난 남편이 집안일을 차라리 안 했음 한다.
그만큼 잔소리를 하기 때문이다.
내가 몰리는 것 같았는지 남편이 내편을 들었다.
작은 시누이가 남편에게
“엄청 좋은가보다~“이런다.
개뿔. 난 너무 억울하다. 이 모는 게.
난 남편이 날 좋아한다고 느끼지 못한 지 좀 됐다.
하지만 어떠한 말도 더 못 했다.
시어머니가 이제 가자고 자리를 마무리하신다.
그때 나를 둘러싼 시댁식구들 모습과
이방인이 된 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표정관리가 너무 안 됐다.
고개를 푹 숙이고 백일 떡을 챙기는 내게
큰 시누이가 와서 “고생 많았어.”라고 했다.
작은 시누이도 웃으며 고생 많았다고 했다.
난 억지로 억지로 애써 웃었다.
모두 다 가고 혼자 맥주를 마셨다.
뒷정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