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함과 흔들림 사이에서
사람에게도 향기가 난다고 한다.
선한 마음을 품으면 은은한 향이 나고,
악한 마음을 품으면 보이지 않는 악취가 따라온다고.
그 말을 들은 날,
나는 조용히 나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오늘 어떤 냄새를 풍기며 살았을까.
나는 선인일까?
아니면 악인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둘 중 어느 하나로 나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
선을 향해 마음을 내밀다가도
하루의 피로와 억울함 앞에서
쉽게 날이 서는 존재가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그 상처를 이유로
다른 누군가에게는 무심해졌던 날들.
그날의 내 마음에서는
분명 탁한 냄새가 났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나 자신을 돌아보며
부끄러움을 느낀 적도 많았다.
그리고 그 순간마다
마음은 다시 조용히 방향을 바꾸려 애썼다.
아마도 선함이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매일의 선택에 더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 한 번 더 참고,
오늘 한 번 더 이해해 보고,
오늘 한 번 더 고개를 숙이는 일.
그 사소한 선택들이 쌓여
말보다 먼저 전해지는
사람의 향기가 되는 것은 아닐까?
강렬한 향일 필요는 없다.
기억을 압도하는 냄새가 아니라
지나간 뒤에 문득 떠오르는
햇볕에 말린 이불 같은 향이면 충분하다.
곁에 있으면 숨이 편안해지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완벽한 선인은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하루를 더 무겁게 만들지는 않는 삶.
오늘의 내가
어제보다 조금 덜 거칠었다면,
그것으로 오늘은
향기로운 하루였다고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나는 지금도 묻는다.
그리고 내일도 다시 묻고 싶다.
나는 오늘, 어떤 향기를 남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