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음에서 피어나는 삶.

내려놓아야 비로소 자라난다.

by 홍승표 승우담


나무는 꽃을 내려놓아야 열매를 맺습니다.

강물은 강을 떠나 바다에 이릅니다.

화엄경의 이 가르침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내려놓음은 잃는 것이 아니라, 다음을 맞이하는 준비라고.


꽃잎을 떨구는 나무를 보면 늘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화려했던 순간을 아무 망설임 없이 내려놓고

그 자리에 더 깊고 묵직한 열매를 키워내니까요.

우리는 종종 반대로 살아갑니다.

아까워서, 두려워서,

그 순간이 아름다울수록 더욱 꽉 쥐고 있으려 하죠.


하지만 자연은 늘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내려놓아야 비로소 자라난다.”


강물의 흐름도 그러합니다.

자신이 머물던 물길을 고집하지 않고

흘러가기에,

머물지 않기에,

바다에 이르고 더 넓은 세상을 만납니다.

흐르는 것은 버림이 아니라

새로운 여정을 선택하는 용기일 뿐입니다.



우리는 마음속에 많은 것들을 쥐고 살아갑니다.

지나간 감정, 끝났지만 끝났다고 인정하지 못한 관계,

혹은 과거의 자존심이나 작은 상처들까지.

그 모든 것들은 우리를 지켜주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흐름을 막고 삶의 숨결을 무겁게 만들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필요한 건

대단한 결심도 아닌,

커다란 변화도 아닌,

조용히 마음을 내려놓는 일인지 모릅니다.


남겨두어야 할 것과

떠나보내야 할 것을

고요히 바라보고 선택하는 일.

그 내려놓음 속에서

우리는 다시 흐르고,

다시 가벼워지고,

다시 자신에게 가까워집니다.



오늘, 당신이 내려놓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오래 붙잡고 있어서 더 무거워진 건 없나요?


내려놓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빈자리에

당신의 새로운 열매와 새로운 바다가

조용히 찾아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