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자
한상림
팔십대 노인들의 초등학교 동창 모임
야, 우리 오랜만에 교가나 한 번 불러볼까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
그래 교가, 좋지.
그런데 어떻게 부르더라, 다 까먹었어
그때 한 할머니가 나서서 큰 소리로
자기가 먼저 선창을 할테니 다 함께 따라 부르자고 한다
모두들 주목하자, 큰 소리로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너도 나도 기억이 살아나서 따라 불렀다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집에 돌아 온 할매,
할배에게 자랑스럽게 자기 혼자서 교가를 기억하였다고 자랑을 하였다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할아버지가 그러면 한 번 다시 불러보라고 한다
"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어이, 당신네 교가가 우리 교가랑 똑같네?"
"와, 그러면 당신도 나랑 같은 학교 나온거 맞제?
맞다 맞아
밤 늦도록 마당에서는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