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어게인 (Smail again)

- 곧 회복될 일상을 꿈꾸며

by 한상림




멀리서 바라보는 강물은 그저 유유히 흘러가는 고요한 모습이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는 강물은 물길을 따라 제 갈 길로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가만히 머물러 있지 않고 흐르는 강물처럼,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의 시간도 여전히 같은 속도로 미래를 향해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실시간으로 세계 각 나라의 코로나 상황이 전해진 후, 우리나라 국민 역시 초긴장 상태로 불안과 공포심에서 조심스럽게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그동안 1년 반이란 시간은 마치 반세기 정도를 지나온 느낌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하고 있다. 물론 아직도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아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고 산 넘어 산을 더 넘어야 하는 실정이다.


재택근무를 하고, 줌으로 회의를 열고, 신입회원 면접을 화상으로 보고, 초등학교를 비롯하여 대학교에서는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심지어 메타버스로 전시장을 관람하거나 부동산 거래를 하고, 산업현장에서까지 VR-AR으로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접목하는 IT 기술까지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새롭게 떠오르는 다양한 과학기술의 발달은 역시 코로나 팬데믹 이후부터다. 미술품 역시 작가가 작품을 만들어 가상공간에 띄워 놓고 진품을 복사하여서 거래를 할 수 있다. 물론 원본은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어 NFT 시장에 뛰어드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NFT’란 대체 불가능한 토큰으로서 미술품, 부동산, 아이템 등에 고유가치를 정할 수 있는 코인을 말한다.


오프라인 모임 대신 온라인으로, 각종 회의나 행사를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상황에 따라 제각기 길을 찾아가고 있다. 어떤 사람은 입사지원서에 장애가 있다고 기재를 해도 막상 면접을 보게 되면 매번 탈락하였는데, 오히려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취업도 가능해져 성실성까지 인정받았다 한다. 나름대로 주어진 현실에 맞춰서 새로운 방법으로 소통하면서 잃은 것도 많지만 얻은 것도 많다.

어느덧 2021년도 상반기를 마무리해야 하는 6월이다. 올 상반기에는 무엇보다도 대부분 국민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는 사실이 천만다행이다. 처음에 백신 예방접종을 시작하자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하는 뉴스를 보고 예방접종을 회피하기도 했었다. 세계 여러 나라 상황과 우리나라 상황도 마찬가지로 모두가 처음 겪는 일이라서 당연히 의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에서 접종 주사를 맞고 별일 없이 지나가는 사람들 소식을 접하면서 두려움이 사라지고 너도나도 백신 예빙접종을 받기 시작하였다.


예전의 일상을 되찾아가는 빠른 길 역시 전 국민이 백신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는 길이다. 올해 안으로 전 국민이 예방접종을 받아야만 머잖아 예전 일상을 찾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망설이던 사람들이 나서서 맞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격리된 환자들은 가족과 면회도 못 하고 투병 중에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백신 접종을 받고서 면회가 가능해지자, 어느 노부부가 손을 잡고 울면서 “보고 싶었어,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 라던 장면을 보면서 그나마 이렇게라도 면회가 가능해진 것도 백신 덕분이기에 다행스럽다.

해외여행도 7월부터는 가능해져서 몇 개국에서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 여행 안전권역) 협정을 맺어 국가 관광객을 유치할 예정이다. 그동안 관광업계에서는 거의 마비되다시피 멈춘 해외여행을 추진할 수 있으니 참으로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희소식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트래블 버블이 본격화됨에 따라 5개국으로 한정된 해외여행은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으로 아스트라 제네카와 화이자는 1, 2차 접종을 마쳐야 하고, 얀센은 1차만 접종받아도 가능하다.

현재 여행 허용 국가로는 싱가포르, 태국, 괌, 사이판, 대만 등을 방역 신뢰 국가로서 단체여행만이 가능하다. 미국, 호주, 영국, 유럽 등은 아직 미발표이지만 곧 협의 중이기에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다. 또한 여행 후 전처럼 2주간 자가격리를 하던 것도 면제하니, 아마도 백신 접종을 받고 그동안 참고 기다렸던 해외여행을 꿈꿀 것이다.

그러나, 성급하게 마스크를 벗고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이미 영국에서 약 60% 인구가 백신 접종을 마치고 거리두기 봉쇄를 완화한 후 인도발 델타 변종 바이러스로 인하여 지난 2월 이후 가장 많은 1일 약 8천 명의 확진자가 급증하였다. 이를 보면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실을 꿸 수 없다는 속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앞으로 안전한 상황으로 돌아갈 때까지 마스크를 쓰고 서로 방역지침을 잘 준수하면서 조금만 더 서두르지 말고 정부의 지침대로 따라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마스크로 얼굴 절반을 가린 채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사는 건 아닌지? 대화하면서 상대방의 입 모양을 볼 수 없으니 때론 무슨 말인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 때도 있고,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를 해도 표정을 잘 읽을 수 없어서 생각지 못한 오해도 발생하게 된다. 이 무더운 여름에 마스크를 쓰고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답답하고 힘이 들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동안 걸어온 험난한 시간의 길과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미래의 시간이 우리에게 과연 웃음을 되찾아 줄 수 있을까? 마치 어느 영화 속에서 외계인들처럼 서로 굳은 표정으로 지나온 시간이었다. 그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그래도 우리는 참으로 위대한 존재라는 생각도 든다.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라는 말처럼 그동안 눈으로 보이지 않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면서도 어려운 난국을 잘 헤쳐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애석하게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도 많지만 말이다.

지나온 역사를 되짚어보면, 인류는 이미 이보다 더 안 좋은 여건 속에서도 어려움을 잘 극복해 왔다. 지금이야 현대 의학의 발달로 백신을 신속히 개발하고 전 세계가 기술을 공유하여 서로 소통하면서 백신까지 나누고 있다. 곧 머잖아서 코로나19도 역사의 한 페이지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물론 또 다른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과 아울러 변종 바이러스들이 끊임없이 괴롭히게 될 테지만, 이 또한 인간의 힘으로 꾸준히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웃음을 잃은 채로 그늘진 모습으로 사는 건 아닌지? 멈춰진 일상 속에서 시간은 여전히 흘러가고 있는데, 정신적인 여유가 없는 삭막한 감정의 사막에서 바람에 쓸려 다니는 모래알처럼 메마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문득 엄정화의 ‘Festival’ 노랫말이 떠오른다.

“이제는 웃는 거야 Smile again, 행복한 시간이야 Happy days, 움츠린 어깨를 펴고 이 세상 속에 힘든 일 모두 지워버려. 슬픔은 잊는 거야 Never cry, 뜨거운 태양 아래 Synny days, 언제나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바라면 돼.”

전 국민 모두 백신 접종을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환하게 웃음꽃 활짝 피우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2021년 6월 일요주간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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