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스킹혜성 Jun 08. 2023

중고 경차를 사고 싶은 마음 VS 사지 않을 이유

나는 얼마나 더 필요해야 차를 살 수 있을까

수능시험이 끝난 고3이 시간이 가장 많다고 하지 않는가.

나도 당시 대세를 따라 그 시기에 운전면허를 땄다.


스무 살에 취득한 면허는 그대로 장롱행이었다.

내 차가 없었고, 운전할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연애시절을 지나 결혼해서 신혼생활 때까지도

차가 필요할 때는 렌터카를 이용하면 그만이었다.

특히 필요한 시간만 빌려 탈 수 있는 쏘카를 유용하게 썼었다.


결혼 후 2년 정도 지나서 이제 우리 부부도 자차가 필요하겠다 싶어서 만인의 첫 차로 불리는 준중형 세단-아반떼를 뽑았다.  


아반떼를 샀을 때는 내가 운전면허를 딴지 12년이 지났을 때였다.

차가 생겼으니 10시간 도로주행 연수를 받았다.

당연히 부족했고, 도로 위나 좁은 골목길에서의 운전은 여전히 겁이 났다. 연수받은 것이 아까워 조금씩 조금씩 운전대를 잡았다.


가끔 나는 우리 집의 대리기사가 된다.

외식을 할 때 친정부모님과 남편이 술을 마시면

내가 운전해서 집으로 오는 경우가 있다.


이제 장롱면허는 탈출한 거 같다 싶으니

내 차가 너무나 가지고 싶다.

 

현재 우리 가구에는 차가 1대 있고 주운전자는 남편이다.

우리는 주말부부이자 맞벌이 부부이다.

내가 아이를 키우고, 운전도 할 줄 안다.

차가 있으면 대중교통을 타는 것보다 쾌적하고,  출퇴근 시간도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짠순이로 자라서인지 나는

이것저것 따져보다가 결국 구매를 포기하게 된다.


비싼 자동차 보험료.

언제나 상주하는 사고 위험.

대중교통비보다 비싼 기름값.

주거지의 열악한 주차환경.

환경에 대한 죄책감(?)

중고차를 살 경우 필연적으로 발생할 고장에 대한 수리비 등등


이성적으로 따져보면

차를 구매할 이유보다 구매하지 않을 이유가 더 많다.

아무래도 우리 수입에 차가 두 대인 것은 좀 그렇지.


오늘도 중고차 거래 사이트에서 한참을 눈팅하며 고민해 본다.



작가의 이전글 '최저가' 보다 '최적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