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왜 말을 그렇게 해? vs 네가 한 말 때문에 속상해.
모든 인간관계는 두 사람의 상호작용이다. 상호작용을 이루는 두 사람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 각자가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으며 사소한 습관부터 말투까지 다르다.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맺는 관계에선 오해와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다루고 해결하기 위해서 반드시 '나 메시지'가 필요하다.
나 메시지란 상대방이 아닌 나를 중심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항상 상처되는 말을 툭툭 뱉는 사람에게
"너는 왜 말을 그렇게 해?"라고 말한다면 여기서 초점은 '상대방의 행동과 태도'에 있다.
반면 "네가 오늘 그렇게 말해서 내가 속상했어."라는 말에는
상대방의 행동을 이유로 '나의 감정과 상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반적으로 관계 속에서 한 사람이 절대로 잘못한 경우도 있겠지만
인간관계는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기에 두 사람의 역동에서 갈등이 빚어진다.
그럴 때 상대방을 내 입맛에 맞게 바꾸는 것은 어려울뿐더러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누군가를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당사자가 자발적으로 변화하려는 시도가 아니라면 더 어렵다.
개인적으로 타인을 바꾸려는 시도는 자칫 오만한 행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부모도 연인도 나를 바꾸지 못한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의 감정을 중심으로 갈등을 다뤄가는 것은 좋은 출발점이다.
나 메시지를 통해서 상대방에게 나의 불편한 마음을 표현하면 생각보다 쉽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
“네가 사람들 앞에서 내 단점을 말하는 게 네겐 친근함의 표시일 수 있겠지만, 나는 마음이 힘들 때가 있어.”라고 말이다.
이 문장을 보고 "그러니 이렇게 좀 바꿔줘"라는 말이 빠졌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그러니 어떻게 바꿔라” 는 말은 나중에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혹은 우리가 함께 고민해 볼 문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상대방을 존중하며 나의 감정에 집중해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다.
나의 마음을 들은 상대방이 우리 관계를 소중하게 여긴다면 분명 해결책을 찾아 나설 것이다.
불행히도 한국인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기쁨은 겸손하기 위해, 슬픔은 의젓하기 위해, 짜증은 성숙하기 위해 숨겨야 한다.
그런 어른들을 보고 배운 탓일까? 우린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일에 어색하다.
그러다 보니 그 대상이 윗사람일 경우 불편함을 표현하는 것 자체를 포기하고 관계를 끊는다.
아랫사람일 경우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교정하려는 태도로 접근한다.
두 경우 모두 좋지 못한 결과를 낳는다.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면 예상해 볼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는 일은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누군가에겐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관계 속에서 나의 속상함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은 애초에 좋은 사람이 아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진솔하게 속상한 마음을 말해온다면 진실된 태도로 답하길 바란다.
그 말이 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 우리 관계를 위한 말임을 서로 기억한다면 관계회복의 첫 단추를 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