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다음 세대의 교육

by 신황규 Hubert

새벽 4시, 불 꺼지지 않는 아이의 방을 보며 결심한 것들

어느 날 새벽 4시, 우연히 보게 된 아이의 뒷모습이 제 마음을 세게 흔들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한창 꿈을 꿔야 할 나이의 아이들이 잠도 못 자고 매달려 있던 건 다름 아닌 '학원 숙제'였습니다.


요즘 학원들은 참 꼼꼼합니다. 아이가 언제 들어오고 나가는지, 자습은 얼마나 하는지 부모에게 실시간으로 증명해 보이죠. 하지만 그 '관리'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효율성에 대해 저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한 과목에 일주일 8시간 수업, 그리고 하루 4~5시간씩 쏟아지는 숙제들. 이렇게 한 과목에 매몰되다 보면 다른 공부는 손도 못 대는 기이한 구조가 반복됩니다.


학교는 또 어떤가요. 배움의 즐거움보다는 '변별력'이라는 이름 아래 아이들을 막다른 길로 몰아넣는 듯합니다. 정답을 모두 고르라는 식의 꼬여있는 문제들, 수업 내용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외워야 풀 수 있는 문제들... 지식에 대한 탐구보다는 순위를 매기기 위한 비효율적인 경쟁이 아이들을 지치게 하고 있었습니다.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다음 세대의 교육은 무엇일까?"


AI가 세상을 뒤흔드는 시대에 대학이 정말 정답인지, 부모로서 우리는 무엇을 도와줘야 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숙제'가 아닌 '경험'을 선물하기로요. 그렇게 우리 삼부녀의 10일간 미국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와 LA에서 보낸 '브레인워시'의 시간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명확했습니다. 아이들의 시야를 넓혀줄 수 있는 모든 경험을 제공하는 것.

미국 가정에서의 일상: 베이 에어리어(Bay Area)에 사는 옛 동료의 집에서 함께 머물며, 그 가족들과 아침을 먹고 대화하며 현지의 삶을 그대로 느껴보았습니다.

하이테크 전문가들과의 만남: 애플, 구글 같은 세계적인 IT 기업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만나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미국 학교 투어: 한국의 교실과는 무엇이 다른지 체감할 수 있도록 미국 탑 스쿨 세 곳의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역동적인 문화 체험: NBA 경기를 직관하며 미국 특유의 에너지와 열정도 몸소 체험했죠.


여행을 마치며, 아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숙제

사실 걱정도 됩니다. 10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쏟아부은 이 경험들이 아이들에게 오히려 혼란을 준 건 아닐까 하고요.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스스로 자기 인생을 개척하려면, 누군가 짜준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보고 느낀 '경험'과 '생각'이 판단의 근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요. 학원에서 시키는 숙제만 해내는 아이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아빠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닿았기를 바랍니다.


아빠로서 앞으로 또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정답은 모르겠지만, 이번 여행만큼은 우리 세 사람에게 정말 뜻깊은 이정표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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