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의 3주차에, 다시 펜을 듭니다. 오늘은 제가 현재 몰입하고 있는, 그리고 제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작업 중 하나인 자서전 사업, '한권의 나'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단순히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글이라기보다, 우리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의 '시간'에 대한 기록입니다.
지금 제가 일하는 사무실에는 전 직장과 현 직장에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훌륭한 동료가 있습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이자, 스마트한 일 처리가 돋보이는 분이죠. 어느 날, 그분이 제게 책 한 권을 건넸습니다. 본인의 어머니를 직접 인터뷰하여 엮은 책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자신을 어떻게 키우셨는지, 어떤 인생을 걸어오셨는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적지 않은 충격이었습니다. 투박할 줄만 알았던 공학도의 시선으로 풀어낸 어머니의 삶은 그 어떤 베스트셀러보다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자식이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책을 쓴다'는 그 행위 자체가 가진 힘. 그날 저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나도 아버지, 어머니를 위해 글을 쓰고 싶다."
평생 대기업에서 치열하게 일하셨던 아버지, 어느덧 팔순을 바라보는 연세가 되셨을 때였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께서 "옛날 사진들을 USB에 좀 담아 보관해다오"라며 부탁을 하셨습니다. 인생의 황혼기, 사람은 누구나 지나온 날들을 정리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저는 사진 정리와 함께 아버지와의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밥을 먹으며, 차를 마시며 들은 아버지의 어린 시절은 제가 몰랐던 한 편의 영화였습니다. 6.25 전쟁 당시 다섯 살 배기 꼬마가 화물기차 지붕에 매달려 피난을 가던 이야기, 터널을 지날 때마다 내뿜는 매연에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리면서도 버텨냈던 그 시절의 기억들. 그 검게 그을린 소년이 치열하게 살아내어 지금의 우리 가족을 일구어냈다는 사실에 저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30년 넘게 교단에서 헌신하신 어머니의 삶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기록은 부모님을 넘어 지인들의 부모님, 그리고 인생의 기록을 남기고 싶은 분들께로 이어졌습니다. 지금까지 200분이 넘는 분들을 만났고, 서른 분이 넘는 분들의 책을 제작해 드렸습니다. 놀라운 것은 인터뷰가 끝날 때마다 그분들이 느끼는 감정입니다. "내 인생 참 고생스러웠다"가 아니라, "내 인생 참 가치 있고 고귀했구나"라는 위로와 자부심을 안고 가신다는 점입니다.
지금 저는 처음 영감을 주었던 그 동료와 파트너가 되어 '한권의 나'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일은 제게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누군가의 삶을 경청하고, 그 안에 숨겨진 보석 같은 가치를 찾아내어 한 권의 책으로 증명해 드리는 일. 어쩌면 제가 하고 있는 일 중에서 가장 의미 있고, 저를 겸허하게 만드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세상에는 참 많은 일이 있지만, 누군가의 인생을 빛나게 해주는 일만큼 가슴 뛰는 일이 또 있을까요.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분들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회고하실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지금 제가 이 길을 걷는 이유입니다.
제게 영감을 준 파트너,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신 200여 분의 인생 선배님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보냅니다. 여러분의 삶은 이미 그 자체로 훌륭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