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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린 May 14. 2020

후원의 비밀

후원금의 제대로 된 사용과 건강한 후원문화 확산을 소망하며


시작하며


Q. 내가 내는 후원금은 과연 목적에 맞게 올바로 쓰이고 있을까요?


가끔 우리는 티비에서 후원자들이 낸 후원금을 개인적인 용도나 유흥을 위해서 사용한 비영리 단체의 소식을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는 때가 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소식은 후원금을 소중하게 집행하고 투명하게 보고하는 대다수의 비영리 단체의 불신을 높이는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지곤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후원 기관을 선택하시나요?

내가 낸 후원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많이 궁금하시죠?


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비영리 단체 후원 문화에 대해 여러 고민


한번 들어봐주시고 같이 고민해주시겠어요?



챕터1


Q. 내가 낸 후원금 중에 얼마만큼이 운영비로 쓰일까요?


많은 후원자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부분이 내가 낸 후원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나누어 쓰여지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실 거에요.



1) 비영리 단체 모금 광고 방식과 후원자 이해 간의 괴리


이 부분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먼저 비영리단체의 모금 홍보 방식 그리고 후원자들의 이에 대한 이해를 먼저 짚어봐야 할 것 같아요.


여러분은 보통 후원을 시작 하실 때 내신 후원금에서 몇 퍼센트 정도가 운영비로 쓰일거라고 예상하시나요? 혹시 이런 부분을 정확하게 알고 후원을 하셨나요? 아마 아주 정확한 비율을 알고 시작하시지는 않으셨을 거에요.

그런데 어떤 단체든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인건비와 행정비가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기에 일반적으로 20-30% 정도 수준에서 사용 되는 정도는 이해하실 수 있을거에요.

그런데 후원자들이 놀라는 부분은 알고보니 후원금의 절반이상, 더 나아가 7-80%가 사업비가 아닌 운영비로 쓰였다는 것을 알게 될 때에요. 왠지 모를 배신감을 느끼게 되지요.

그런데 정확하게 처음으로 돌아가보면 이는 명확한 커뮤니케이션과 상호 이해가 부족한 것에서 시작 된 오해인 것 같아요. 후원 광고를 보면 마치 후원금이 모두 아픈 아이를 치료하거나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에 쓰일 것 처럼 느껴지지만 어디에도 모든 비용이 100% 직접 치료비, 사업비로 쓰인다고 명시 된 것은 보지 못하셨을 거에요.

만약 이 부분을 아주 명확하게 표시해 주었더라면 후원을 시작하는 선택이 달라졌을지도 모르지요.



2) 비영리 단체 규모, 사업 내용 및 성격에 따른 차이


한 가지 더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은 후원 단체의 사업 내용과 성격이에요.


후원하는 비영리 단체가 바꾸고자 하는 주제나 지역, 사람 그에 대한 접근 방식은 아주 다양할 수 있는데 피해자나 수혜자를 직접 지원하는 형태가 아니라 인식, 구조, 제도를 바꾸는 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기관에 속해 있는 구성원의 활동이나 메시지 자체가 사업이 되기에 운영비 즉 인건비나 행정비를 직접 사업비 라고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어요.


게다가 인식, 구조, 제도 등은 장기적이고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성격으로 금방 성과를 보기는 힘들지만 ( 직접 지원은 이미 발생한 어려움을 돕는 것에 비해 ) 그 어려움이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을 바꾸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명을 가지고 그 활동을 오래 해나갈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지원 - 재정적, 정서적, 실제적 - 이 꼭 이루어질 필요가 있어요.


또 설립부터 탄탄한 재원을 확보하고 시작하는 재단법인, 확실한 후원기반이 있는 종교 기반의 비영리 기관, 해외에 본부가 있고 한국에 지부가 생겨 본부 지원비를 받을 수 있는 브랜드 NGO의 경우가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Civil Society Organization)' 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시민들로부터 자발적으로 시작 된 풀뿌리형 비영리 단체는 후원자 개발과 수익 사업을 통하여 튼튼한 재정 기반을 갖추는 것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그런 경우는 자리를 잡아가는 초기에 특히 운영비가 더 큰 비율을 차지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어요. 모든 비영리 단체가 완벽하게 재원을 마련해 둔 상태에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3) 사업비/운영비 구분 기준과 해석에 대한 차이


사업비와 운영비의 상관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마치 닭과 달걀의 관계와 닮았어요. 조직과 사람이 있어야 사업과 활동을 할 수 있고 또 사업과 활동을 하려면 사람과 조직이 필요하여 무엇이 먼저라고 할 수 없이 서로 동전의 앞,뒤면과 같이 맞닿아 있기 때문에 무 자르듯 이를 나누고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또한 사업비와 운영비를 구분하고 해석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한 비영리 단체에서 진행하는 교육사업이 있을 때 그것이 목적사업에 해당 한다면 교육사업을 운영하는 담당 직원의 인건비는 일반 운영비 즉 인건비가 아닌 사업비로 분류 될 수 있어요. 다른 기관의 경우 반대로 같은 경우에도 예산의 출처에 따른 내외부의 기준에 따라 인건비를 운영비에 포함 시킬 수 있겠지요.


즉 후원 보고에 나와있는 회계와 결산을 자세히 살펴 보시면 기관이 각 지출 항목을 어떤 기준으로 해석하는지에 따라서 같은 지출도 그 구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럼 과연 이런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모금 광고시 자세한 설명을 포함시키고 후원자가 되었을 때 정확한 사용처에 대한 교육 및 학습이 이루어져야 해요.

     내가 후원하는 기관의 성격, 사업 접근방식, 규모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와 공감이 필요해요.

     기관에서 사업비와 운영비를 나누는 구체적인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그것을 모니터링 할 수 있어야 해요.


1, 2, 3을 통해 먼저 서로 신뢰를 쌓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후원자가 기관에서 가장 필요한 방식, 자유도가 높게 후원금을 쓸 수 있도록 사용 권한을 위임해 주신다면 비영리 단체는 가장 효과적으로 필요한 곳에 비용을 쓸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1, 2, 3을 명확하게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아래 챕터 2로 넘어가 주세요.



챕터2.


Q. 내 후원금의 사용처를 명확히 알고 직접 선택할 수 있을까요?


챕터1 에서 제시 된 여러가지 고민점과 그에 대한 개선 방향을 확인 하셨나요?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한 것 처럼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를 위해서는 비영리 단체와 후원자 간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고 앞으로도 시간이 필요한 사안이기에

현재의 상황에서 실현 가능한, 보다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후원자 분들이 나의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서 처음부터 명확하게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내 후원금의 사용처를 직접 선택하기>  
 선택을 위해서는 아래의 예시와 같은 구분과 설명이 필요해요
 

임팩트 후원 (Impact Donation) = 사업비 후원 
- 단체의 목적사업 운영에 들어가는 인건비, 행정비, 사업비
- 인건비의 경우 담당자가 해당 사업에 대한 투입률이 월 총 근무 시간의 70%를 초과할 경우 포함 가능
- 행정비의 경우 해당 사업에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서비스, 제품에 한 해서만 적용


지속가능 후원(Sustainable Donation) = 운영비 후원
- 직접 사업에 투입되는 운영비를 제외한 단체(사무국)의 존속, 유지, 운영을 위해 필요한
   일반 행정/총무/회계/홍보/대외협력/후원자관리 등 제반 비용 전체  


사업비 부분은 더 구체적인 세부 사업별로 나누어 받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그것은 일반 모금, 특별 모금 인지와 단체가 운영하는 사업의 규모에 따라 다를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후원금의 사용처와 쓸 수 있는 범위가 정확하게 표시 된다면 믿음을 가지고 원하시는 방향으로 선택하여 후원 하실 수 있으시겠죠?



챕터3.


Q. 내가 낸 후원금의 사용 내역과 효과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싶어요!


챕터1, 2를 통해서 이제 후원을 시작하실 수 있게 되었다면

이제 남은 가장 중요한 부분은 후원금 사용 결과에 대한 투명한 공유, 효과성에 대한 보고 일 거에요.
   

모금: 사용 목적에 대한 왜곡, 과장이 없는 광고와 명확한 지출 계획 안내!

집행: 목적에 맞게, 단체 핵심 가치에 맞게, 회계 기준에 따라 가장 효과적으로!

공유: 정직하게! 이해하기 쉽게! 일관성 있게! 투명하게! 모두에게 상시 공개!


위의 세 가지 부분이 이루어진다면 망설임 없이 후원하실 수 있으시겠죠?

비영리 기관에게 다음과 같이 후원 보고를 제안 합니다   

매 달 홈페이지, 메일, SNS를 통해 사용 내역 보고 드리기.

요청시 더 자세한 지출 내역을 확인 할 수 있도록 해드리기.

사업비와 운영비를 구분해서 받는다면 두 가지 내용을 구분해서 보고 드리기.

단체의 전체 예산과 후원금을 구별해서 알려드리기.


후원자는 금액에 상관없이 후원기관에게 후원금의 사용 내역을 묻고 확인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요.

후원의 기쁨과 보람 뿐 아니라 후원한 기관을 애정의 눈으로 모니터링 하는 의무도 함께 해주신다면
비영리 단체들이 훨씬 더 건강한 모금/후원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 큰 자양분이 될 거에요.


마치며


귀한 후원금이 더 제대로 쓰여지고 건강한 후원문화가 확산되기를 소망합니다.


대한민국의 나눔문화가 건강하게 발전하고 후원/모금 생태계가 기대하며 앞으로도 계속 이 부분을 고민하며 용기내어 생각을 나누고 많은 시민, 후원자 분들과 대화하면서 더 좋은 해법을 찾고 실천해 나가고자 합니다.


함께 힘과 지혜를 보태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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