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격하게 사랑하게 되는 순간들...

[7년 세계일주 #1]

by 시크seek

페루 사막 한 가운데 세상을 단단히 움켜쥐고 살아가는 잡초 한 포기와 여기에 맺힌 새벽 이슬,

빠알간 단풍이 흐드러지던 스웨덴의 어느 가을 날, 낙엽 진 길을 다정히 손잡고 걸어가는 황혼의 노부부,

아프리카 자전거 여행 첫 날, 시리도록 차가운 남아공 시골 밤하늘에 보석처럼 박힌 별무리, 쏟아지는 별똥별,

칠레 페르난도에서 외로움에 지쳐있을 때 숙녀가 건네는 상냥한 격려 한 마디,

한 겨울,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걷는 지친 순례자에게 따뜻한 차 한 잔 건네는 시골 인심...


영국 런던 근교, 공원 숲에서 우연히 마주친 아기 사슴의 눈망울,

아프리카 우간다 난민촌, 먼지 풀풀나는 맨 땅에서 축구하는 아이들의 거친 숨소리,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샤워 후, 콜라 한 잔 후, 인터넷 켠 후, 접한 기아 타이거즈 우승 소식,

고산증으로 고생하던 볼리비아 라파즈에서 창 틈으로 스며드는 햇살을 반기며 늘어지게 파고든 독서,

내전의 아픔을 가진 르완다, 빗줄기 속에서도 아이들과 마냥 신나게 하는 야구...


타닥타닥 지붕 위에서 시원하게 튀기는, 수리남에서의 강렬한 아마존 소나기,

케냐 북부 코어 지방, 염소고기를 기다리는 아프리카 유목민 아이들의 달뜬 표정,

수평선 너머 지는 미시간 호수의 붉은 노을을 어깨에 기대 바라보는 중년 연인의 실루엣,

"당장 먹고 가, 무조건 자고 가!" 세상에서 초대가 가장 쉬운 터키인들속에 파묻히는 모든 순간들,

캐나다 온타리오 지역의 작은 시골, 자식의 안녕을 위해 예배당 구석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할머니...


수화기 타고 들려오는 참 반가운 벗의 목소리, 가끔은 두근거리는 숙녀의 목소리, 콧등 시린 엄마 목소리,

목가적인 포르투갈 길, 담 넘은 가지에 탐스레 매달린 오렌지, 와서 몇 개 따가라며 생긋 웃는 시골 할아버지,

스위스 베른 친구 집에서 맞이한, 아침을 상큼하게 깨우는 종알종알 새소리,

엘살바도르 국경으로 향하는 오르막 산길에서 버벅대는 리어카를 조용히 밀어주는 청년,

소시지와 맥주로 흥을 돋우던 독일 파티 때, 내 품에 와락 안기는 덩치 큰 셰퍼트, 또 내 손에 들려진 콜라...


함께 웃고, 울고, 토라지고, 화해하던 친구의 가끔 듣는 안부가 반가운 순간,

같이 식사하고, 같이 걸으며, 같은 공감을 나누던 늦은 밤 달빛 아래 달달한 순간,

거절도, 외면도 아닌, 어쨌든 나는 아님을 알고 힘 쭉 빠져 밤새 끙끙 앓던 열병의 순간,

모른 척, 아닌 척, 슬쩍, 시치미 뚝 떼고 정색해도 당신의 따뜻한 그 마음 알아채는 순간,

"힘내, 난 늘 네 편이야" 어깨 토닥토닥 해주는 진심어린 위로의 순간, 아이처럼 꼭 안아 기도하는 순간...


마음껏 사랑하고, 격하게 사랑하게 되는 순간들 되기...있기, 없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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