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고마웠어 다시 만나!
7월 9일, 얼떨결에 등록한 튜터랑 수업이 막을 내렸다. 오랜 시간 영어를 사용하지 않아서 문장은 머릿속에서 떠오르지도 않았고 쉬운 단어만 내뱉는 나 자신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디스크 재활은 결코 쉽지 않았다. 힘들고 힘들었다. 의사는 수술 이후 결과는 알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현재 걷고 있다. 물론 100% 완벽하지는 않다. 비가 오면 아프기도 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은 불편감이 여전하다. 하지만 난 멈추지 않았다. 피트니스 링을 채우면서 부지런해졌다.
독하게 마음먹고 재활에 임하면서 아프면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상식 아닌 상식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수술로 저하된 근육을 이전 상태로 돌리고 있다. 힘든 재활을 이겨내고 나니 정신력은 이전보다 더 강해짐을 느낀다.
동시에 새로운 업무에 적응을 하면서 다시 영어 감각을 찾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 여전히 아직 감을 되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난 멈추지 않고 나의 속도와 중심을 유지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내 생각이 닫힐 때나 마음이 좁혀질 때마다 손바닥을 활짝 펼친다. 움켜쥔 손을 보고 있으면 다시 펼쳐야 새로운 것을 잡을 수 있음을 즉시 체감할 수가 있으니까.
유연하지 못한 나, 내 모습을 발견하면 무의식적으로 손바닥을 펼친다. 내가 다시 무엇을 잡으려고 하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현재의 내 목표가 있고 이루기 위해서는 유연함은 언제나 나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마지막 수업은 언제나 의미가 남다르다. 앤디는 영국인이다. 그는 언제나 재미있고 위트 넘치는 질문을 던졌고 항상 나의 답변은 그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적어도 오늘 그의 의견은 그랬다.
수다를 떠나서 나는 대화를 좋아한다. 소통이 이루어질 때 공감, 그 속에 슬며시 젖어드는 유대감과 연결 감은 언제나 불안을 잠식시키는 어떤 힘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토록 대화를 사랑한다. 티키 카카, 쿵작이 잘 맞는다는 것은 언제나 대화에서 비롯한다. 만약 나의 주변에, 당신의 주변에 대화가 잘 되는 이들이 있다면 각별히 애정을 가지길 바란다. 살다 보니까 결국 남은 것은 소중하다 여긴 사람이었으니까.
인간은 혼자일 수 있으되, 결코 혼자일 수 없는 모순적 존재라는 게 내 의견이다.
비록 화상이지만 언제든 우리는 연결될 수 있음을, 이렇게 공감을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