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행복

by 하일우

하루키 아저씨가 그랬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있다고. 그에게 그건 차가운 맥주였다. 우리 종친, 루키 삼촌이 왜 그렇게 얘기했는지 오늘은 알 것 같다. 싱'싱하'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리스트에 담을만한 티라미수 케이크(가성비 훌륭한 이마트 표)를 아내의 일터에서 간호사들과 함께 먹고, 김 원장이 주문한 책들을 잔뜩 품고 아지트로 돌아왔다.

김훈의 <자전거여행 2>, 한강의 <희랍어 시간>과 <소년이 온다>, 그리고 정유정의 <종의 기원>. 안주가 이렇게 핫하다. 한 권당 한 병씩. 싱하에 이어 1664 블랑, 스텔라 아르투아, 에페스.

<종의 기원> 훑다가 자기실현적 예언과 마주했다.

'유진이 잔다. 시름 없이, 새근새근 잔다.'


당직 중인 아내가 딱 이러길. 오늘 밤, 이 동네 만이라도 종의 번식이 주춤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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