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모 집회

혜화아트센터, 한명일 초대전

by 하일우

바다 한복판. 환자들로 출렁인다. 대부분 열이 난다. 요즘 발열 환자들은 십중팔구 A형 독감이다. 약을 쓰고 격리하고, 돌아서면 또 신환. 열나게 일하고 동료와 바통터치. 병원 주차장에 우두커니 서서 카카오택시를 호출했으나, 응답이 없다. 이런 무소식은 희소식이 아니다. 섬에 격리된 듯하다. 촛불집회로 통제된 도심에 유유히 진입한 그 택시가 아니었다면, 로빈슨 크루소 신세를 면치 못했으리라.

택시 옆구리 째고 후다닥 오송역 플랫폼으로. 겨우 올라탄 KTX 또한 사람 바다다. 창가에 몸 구기고 눈을 감는다. 프로포폴 맞은 듯 사르르 꿈나라. 스티브 바라캇의 <Califonia Vibes>에 화들짝 눈을 뜨니 어느새 서울역이다. 역사를 빠져 나오니 시끌벅적하다. 구세군 관악대 뒤로 박사모의 맞불집회가 한창이다. 지하철 타러 가는 시민들 둘러싸고 소음 테러. '털수록 깨끗한 대통령~' 운운하는 피켓 덕분에 열이 솟구친다. 깨끗하게 털어주겠다는데, 왜 청와대 압수수색은 거부하나.

4호선에 몸 싣고 혜화로. 혜화아트센터에 들어서니, '한사모'의 와인 집회가 한창이다. 몰도바 와인을 포함해, 개성 뽐내는 시뻘건 호수가 여러 병. 해범 진영세 선생님께서 가져오신 남해의 굴과도 잘 어울린다. 소수정예 귀인들과 반갑게 건배. 한순옥 작가님, 신현용 선생님, 김용섭 평론가, 김아미, 홍동현, 서승연, 김 원장 등. 다들 각 분야의 듬직한 산이다. 이들로 엮인 명일산맥을 자유자재로 누비는 아해가 있었으니, 그 이름 하조안. 책상 하나 차지하고 늠름하게 앉아 작품 활동에 여념이 없다.

크리스마스 트리 등을 그리던 딸. 뒤늦게 나타난 날 반기더니, 아빠 얼굴이랍시고 초록 괴물을 그려 건넨다. 추상 초상화인가. 언제나처럼 능수능란하게 날 농락하누나. 곁에 앉은 동현 형님은 캐디처럼 재능 기부. 조안이 원하는 색연필을 착착 뽑아 건네준다. 컬러리스트 서 선생은 오라소마 107번 바틀, 대천사 쟈프키엘 목걸이를 아이 목에 걸어준다. 뭔가에 홀린 듯 재물 기부. 탈탈 털려도 기껍다. 털수록 깨끗한 이들과 함께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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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와인병털리자한작가님동공지진



아빠는 초록 괴물.
아빠 폰 케이스에 박힌 Beer 필사.
제주도 용두암, 맘에 든다. 찍사는 하조안!
작품 품평 와중에도 하조안은 그림 삼매경.
동현이형은 하조안 작품활동 보조.
하조안 자화상. 머리카락 긴 게 포인트.
삼각김밥 3개, 크리스마스 트리.
다리 꼬고 폼생폼사.
신나게 질주.
해맑은 환희.
공중부양.
사진 촬영 후 검열은 필수.
맘에 드니?
든든한 예술가 남매, 한명일과 한순옥 작가님.
도란도란 담소.
나는 들이킨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강 디렉터님의 작품평.
하조안이 다시 그려준 아빠 초상화.
기도하듯 조안과 교감하는 서 선생.
서울역의 꼴불견, 박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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