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와 복통

겪은 만큼 의심한다

by 하일우
복부 단순 방사선 사진.

배가 아프다며 한 사내가 ER에 들어선다. 체했겠거니 생각하고 일단 통증부터 다독인다. 이어, 범인 색출에 돌입한다. 어라, 배 사진이 심상치 않다. 갈치를 뼈까지 꿀꺽 삼켰다더니, 명치 부근에 갈고리 철사가 똭!


복부 CT 소견.

천공을 우려하며 복부 CT까지 살핀다. 몸 웅크린 철사가 아슬아슬하게 위벽에 붙어 있다.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내시경 시술. 불청객을 소우주 밖으로 축출한다. 철사의 정체는 낚시 바늘.


내시경으로 불청객 축출.

세상은 넓고, 복통은 많다. 원인도 천차만별. 아는 만큼 의심하고, 겪은 만큼 알게 된다. 응급실 짬밥이 높아질수록 의심이 깊어진다. 복통 용의자 리스트에 한 줄을 더 채운다.


sticker sticker
작가의 이전글사는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