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코스프레.

R=VD, 아해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by 하일우

"인어공주 꼬리, 언제 와요?"
아해는 수시로 물었다. 다른 얘기 하다가도 느닷없이. 추궁은 집요했다. 어디쯤 오고 있는지, 배송 상황까지 조회해서 보여줘야 했다. 그야말로 오매불망寤寐不忘. 아니, 이 정도면 몽중일여夢中一如다. 꿈속에서도 화두가 잡히는 상태. 성철性徹 큰스님이 그러셨다지. 이 경지에 이르면 한 소식을 얻는다고.

그토록 기다리던 '한 소식'이 드디어 당도했다. 고사리손으로 두 눈을 가리더니 염통의 쫄깃감을 스스로 조성한다. 두구두구두구두구~ 택배 상자를 개봉하자, 아해의 얼굴 가득 미소가 번진다. 당장 착용하고 인어공주 코스프레. 제법 요염하다. 오메!

그나저나 아직도 그건 미스터리다. 이 아해가 어떻게 알았을까. 이런 물갈퀴가 있다는 걸. 그런 광고, 본 적이 없을 텐데. 단언컨대, 아해는 그저 상상했을 뿐이다. 인어공주처럼 꼬리치는 모습을 생생하게. 더불어 꼬리 타령을 시작하더라. 통곡을 가미해 애절하게. 이에 응답해 아내가 용케 찾아낸 거다. 상상 속 잇 아이템을.

'R(Realization)=VD(Vivid Dream)'라 했던가. 월터만 누리는 특혜가 아니었구나. 아해의 상상도 현실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