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라면, 볼리포인트.
새우잡이 어선을 영국에선 볼리(Bawley)라 부른다. 볼리포인트(Bawley Point)는 새우잡이 배들이 모이는 지점. 새우가 잘 잡히는 황금어장을 뜻한다. 발 빠른 한명일 작가님 덕분에 알게 됐다. 한국에도 '볼리포인트'가 있다는 걸.
태양인 금음체질에겐 새우가 보약.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그리하여 한남동으로 출격했다. 한파와 한판 뜰 기세로 씩씩하게. 쉬림프하우스엔 나와 같은 새우성애자들이 한가득. 남자에게 참 좋은데, 여기선 여초 현상이 두드러진다. 다들 새우처럼 등을 구부리고 테이블의 쉬림프를 조신하게 영접한다. 성배에 맥주까지 담아.
시그니처 메뉴는 치미추리 쉬림프 볼케이노. 그릴에 구운 새우를 아르헨티나 치미추리 소스에 찍어먹는다. 보편타당한 풍미다. 더불어 하와이안 버터 갈릭 쉬림프를 오물오물. 마르셀 프루스트의 마들렌 같다. 하와이 허니문 때 지오반니 쉬림프 새우트럭에서 느꼈던 바로 그 맛이다.
당시의 추억이 쩝쩝 아밀라제와 뒤섞인다. '지금, 여기'와 '그때, 거기'를 넘나든다. 브라운 박사의 드로리안 같은 공간이로구나. 가장 싸게, 그리고 잽싸게 하와이로 건너갈 수 있는 포인트다. 추억 고플 때마다 들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