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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Jan 04. 2020

난 1월 1일을 우울하게 보냈다

[내가 만난 휴먼 디자인]09. 진짜 새해는 1월 22일에 시작된다

■ 난 새해 첫 날을 우울하게 보냈다


2020 새해가 시작한 지도 벌써 나흘이나 지났다. 올 한 해 서울 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펭수가 참석했던 보신각 타종행사 생중계를 지켜본 게  바로 몇 시간 전 같은데 말이다.


시계가 1월 1일 자정을 가리켰을 때,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거리로 나온 사람들은 펭수를 향해 카메라 세례를 하며 자신과 서로를 위해 축복했다. 화려한 조명과 폭죽이 까만 밤하늘을 환하게 비췄다.


모두가 환호하던 그 시간,  난  이유모를 우울감에 마음이 너무 무겁기만 했다. 무언가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위해 서로 잔을 기울이며 축배를 드는 일은 이 순간과 왠지 너무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 느껴졌다.  


게다가 난 애석하게도 2019년의 마지막 날, 12월 31일 저녁을 회사에서 보냈다. 크리스마스이브, 연말연시 같은 결정적인 날에도 회사에서 저녁과 술을 모두 해결하는 조직의 보스 덕분이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도 지금 내가 일하는 곳은 전형적인 쌍팔년도 조직문화가 지배적인 곳이다. 종무식을 핑계로 직원들을 모아놓고 술판을 벌이는 꼴을 보고 있자니 말할 수 없는 짜증이 올라왔다. 내 이성과 마음은 수용불가 상태가 되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술도 못하는 내가 왜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같은 쓸데없는 이유는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어쨌든 난 그 시간들을 무사히 때웠고 늦은 저녁 텅텅 빈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내 마음도 왠지 텅텅 비어있는 듯했다.


난 그렇게 새해 첫 날을 우울하게 보냈다.


■ 진짜 새해는 1월 22일에 시작된다

2020년 1월 1일. 새해 첫날 눈을 떠 일어나 보니 시계가 오후 1시경을 가리키고 있었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고 기분도 너무 좋지 않았다. 집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져 집 근처 공원으로 나가 꽤 오랫동안 찬바람을 맞으며 홀로 걷고 나니 좀 살 것 같았다.


공원에서 홀로 걸으면서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에 대해 자연스럽게 숙고했다. 난 지금 과연 잘 걸어가고 있는 것인지 묻고 또 물었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신뢰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내 가슴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그것이 내가 걸어가야 할 궁극적인 길일 것이라 여겨졌다. 순간 마음이 너무 먹먹해져 온 몸이 진동하기도 했지만 순간 공원에 나오길 잘했다고 느껴졌다.


1월 1일부터 시작해서 1월 6일까지 태양 에너지는 38번 관문(싸움꾼의 관문)에 위치하게 된다. 즉  보신각 타종행사를 시작한 그 순간부터 오는 6일까지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강력한 에너지가 38번 관문의 에너지라는 말이다.


이 에너지는 삶의 목적을 찾아 홀로 투쟁하며 우울함을 가져오는 에너지다. 나는 목적을 찾았는지, 영혼을 찾았는지, 그동안의 일이 잘 되었는지, 성취된 것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게 되는 날이다. 그렇기에 이 시기에 우울감을 느끼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정작  폭죽을 터트리며 안녕과 축복을 나누어야 할 날은 1월 1일이 아니라 1월 22일이다. 그 날에 태양 에너지가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41번 관문(수축의 관문)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41번 관문은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를 공급한다. 새해는 41번 관문의 에너지와 함께 시작된다.


휴먼 디자인 창시자이자 메신저인 Ra Uru Hu는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이 실제 태양의 종료 시점과 다르다는 것을 알리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올바르게 살기 위해 깨어있으라'고 조언했다. 우리가 전적으로 혼자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은 아주 간단한 일이 되겠지만, 우리는 세상 속에 살고 있어 모든 것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아우라 속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세상 사람들의 환호성에 휩쓸리기보다 이 순간의 우울함을 가슴 깊이 허용해본다. 일단 허용할 수 있으면 조금 힘들어도 괜찮은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다. 정말 가치 있는 삶은 투쟁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뒤엔 프로그램이 있음을 기억하자.


나와 당신의 삶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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