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왜 아프게 오는가

― 노태웅 「꽃샘추위」를 읽으며 ㅡ

by 남궁인숙

봄은 따뜻하고 부드럽게 온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의 봄은 늘 그렇지 않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찾아오는 봄은

언제나 약간의 통증을 동반한다.

따뜻함이 오기 직전,

마지막으로 몰아치는 차가운 바람.

우리는 그것을 '꽃샘추위'라고 부른다.

노태웅의 시 「꽃샘추위」는 바로 그

순간을 붙잡는다.


지독한 영하의 날씨가

덧난 상처를 애무하면

폭포는 몸부림치며


이 시의 첫 장면은 매우 강렬하다.

추위를 단순한 기온의 문제가 아니라

상처를 건드리는 손길로 표현한다.

'애무한다'는 단어는 묘하게

아이러니하다.

따뜻해야 할 애무가 차가운 상처를

건드린다.

시인은 겨울의 끝을 이렇게 표현한다.

아마도 계절은 단순히 지나가는 시간이

아니라, 몸으로 겪는 감각이기 때문일

것이다.


온몸을 하얗게 문신한다.

힘들게 걷던 길 뒤로하고

물마루 타고 먼 길 돌아온


이어지는 구절에서 폭포는

'온몸을 하얗게 문신한다.'

물보라가 얼어붙는 순간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시인의 언어는 자연을

단순히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자연은 풍경이 아니라 하나의 살아 있는

몸처럼 보인다.

시가 중반으로 들어가면 계절의 긴장이

조금 더 분명해진다.


봄을 알리는 꽃샘추위

남몰래 너를 끌어안고 있어도

아직은 차가운 눈빛


여기서 ‘너’는 아마도 봄일 것이다.

꽃샘추위는 봄을 밀어내면서도 동시에

끌어안고 있다.

겨울은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차가운 눈빛을 보내며 버틴다.

생각해 보면 우리네 인생도 그렇다.


따스한 체온 익을 때까지

힘찬 바람 날리며

그리움 품고 꽃잎 비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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