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침구

by 남궁인숙

침대는 가장 사적인 공간이지만,

호텔에서는 가장 공적인 기준으로

관리된다.

나는 호텔 룸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침대를 본다.

가지런히 정리된 시트,

주름 하나 없이 팽팽하게 당겨진 표면,

그리고 매트리스 아래로 단단히

고정된 이불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 단정함은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고급스러운 매너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여행 중에는 좋은 호텔에서 묵는

것을 좋아하고, 깨끗한 호텔 침구를

선호한다.


"왜 호텔은 이불을 매트리스 밑에

넣어둘까요?"라고 어떤 기자가 물어왔다.

처음에는 그저 깔끔해 보이기 위한

방식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것은

‘흐트러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기준’

가깝다.

시트가 바닥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사용 중에도 쉽게 구겨지지 않도록,

그리고 누가 보더라도 같은 상태를

유지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규칙과 책임이

들어 있다.


호텔의 침대는 늘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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