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공항에 도착하지 않은 짐

by 남궁인숙

서울을 떠난 지 18시간,

긴 시간의 공기와 시차를 통과해 나는

마침내 포르투갈 '리스본'에 도착했다.

비행기의 문이 열리고 낯선 공기가

스며드는 순간이다.

이때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감각보다

이미 꽤 먼 길을 지나온 것 같은 피로가

먼저 밀려왔다.

그리고 다시 또 하나의 기다림 속으로

들어간다.


입국심사장의 긴 행렬.

서로 다른 언어와 얼굴들이 한 방향을

향해 서 있는 장면은 마치 국경이라는

보이지 않는 선을 통과하기 위한

조용한 의식처럼 느껴진다.

앞으로 한 걸음, 다시 멈춤.

여권을 쥔 손끝에 남아 있는 긴장의

온도와 몸 깊숙이 쌓인 피로가 묘하게

겹쳐진다.

여행은 이동의 기록보다 기다림을 견디는

방식의 기록이라는 생각이 스친다.

그리고 그 기다림 끝에서 나는 또 하나의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짐을 찾기 위해 배기지 클레임에

머물렀다.

컨베이어 벨트 위로 캐리어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내 짐은 비교적 빨리 나왔다.

그러나 함께 여행하는 친구의 캐리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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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눈빛에서 질문을 읽고, 그들의 침묵에서 마음의 언어를 듣고, 어린이집 현장에서의 시간과 심리학의 통찰로, 아이들의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여행을 통해 예술을 해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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