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공항은
잠시 멈춘 시간처럼 느껴졌다.
이스탄불 공항의 넓은 공간은 수많은
언어와 표정이 교차하는 하나의
작은 세계와 같다.
긴 비행의 피로가 어깨에 남아 있었지만,
마음은 더 또렷해졌다.
이동은 늘 몸을 지치게 하지만, 동시에
생각을 맑게 만든다.
환승 게이트 앞에서 공항 안내원은
리스본을 가냐고 묻는다.
비행기가 연착되어 비행시간에 늦을지
모르니 서두르라고 안내했다.
다음 비행을 기다리며,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를 가늠해 본다.
출발지와 목적지 사이,
그 사이의 공백 같은 시간.
그러나 이 공백이야말로 여행의
본질이라는 생각이 든다.
목적지보다 더 선명하게 남는 것은,
어쩌면 이런 경유지의 감각들이다.
지도 위에서는 점과 점을 잇는 단순한
이동이지만, 실제의 시간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낯선 공기, 다른 빛의 색감, 그리고
아직 만나지 않은 풍경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스탄불 공항은 분주하지만,
나는 그 어떤 여행자보다 더 절박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서울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30분 이상
지연된 순간부터, 나의 여정은 여유로운
이동이 아닌 시간과의 경쟁으로 바뀌었다.
리스본으로 향하는 연결 편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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