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강의를 마친 어느 날,
지현은 휴대폰 속 연락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천 명이 넘는 이름이 저장되어 있었지만,
막상 '지금 바로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혔다.
몇 년 전만 해도 그녀는 모임을 빠지지
않는 사람이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곧
인간관계의 성실함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만남이 끝난 뒤
유난히 피로한 날들이 늘어났고,
대화의 깊이가 얕은 관계는 점점 의미를
잃어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느 순간 그녀는
“이 관계가 나를 성장시키는가,
아니면 소모시키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 의문 하나로 연락처의 목록들을 빠르게 소진시켰다.
대신 남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달라졌다.
짧은 대화라도 밀도가 있었고,
침묵조차 불편하지 않았다.
며칠 후, 한 지인이 물었다.
"요즘 왜 모임에 안 나오고 사람들을
잘 안 만나니?”
지현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정리한 거야.”
그녀의 휴대폰에는 이제 사람들의
이름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 목록은 이전보다 훨씬 견고해져
있었다.
관계를 줄이면, 진정한 사람만 남는다
한때 나는 사람을 많이 아는 것이 곧
'삶의 자산'이라고 생각했다.
연락처에 저장된 이름이 많을수록,
나의 세계관도 넓어진다고 믿었다.
모임은 빠지지 않았고,
초대에는 가능한 한 응했다.
그것이 성실한 관계의 방식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가 생겼다.
지현이처럼 사람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이유 없는 피로가 쌓였다.
대화는 분명 이어졌지만,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다.
관계는 유지되고 있었지만, '깊다'라는
느낌은 없었다.
그 후로
'얼마나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고,
나의 태도는 서서히 바뀌었다.
“이 관계가 나에게 어떤 의미를
남기는가”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이런 기준을 세우자 나에게 변화가
생겼다.
자주 만나지 않아도 편안한 사람,
짧은 대화로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
말하지 않아도 신뢰가 흐르는 관계,
어쩌다 만나도 성의가 있는 사람만
남았다.
대신 어떤 관계는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억지로 이어가던 만남,
형식적인 안부,
감정의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대화들은
이제 조용히 정리되었다.
예전 같으면 관계가 줄어드는 것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비워낸 자리만큼, 관계의 밀도가 깊어졌다.
사람은 줄었지만, 관계는 더 분명해졌다.
지인은 내게 지금 이 순간에도 너는
'사회적 지능'이 발달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 나는 누군가를 만날 때, 마음을
나눈다는 느낌을 받는다.
'사회적 지능'이 발달했다'는 말은
사람을 잘 다룬다는 의미가 아니다.
어떤 관계를 선택하고,
어떤 관계를 정리할지 아는 능력이다.
나는 더 이상 사람을 넓게 만나려 하지
않는다.
대신 나를 이해하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사람과 깊게
연결되기를 선택한다.
관계를 줄이면, 비로소 진정성 있는
사람이 남더라.
오늘날,
나의 '사회적 지능'은 매일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다.
https://suno.com/s/jbflolQsbClKSc2O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1
연락처 속 이름들은 별처럼 많았지
스쳐가는 인사만 남은 밤들 사이로
웃고 돌아서면 이유 없는 피로가
조용히 내 하루를 덮어버리던 날
우~~
사람을 줄인 게 아니야, 마음을 남긴 거야
비워낸 자리마다 진짜가 보이니까
멀어진 것이 아니라 선명해진 거야
이제는 알아, 남아야 할 이름들
우~~
사람을 줄인 게 아니야, 마음을 남긴 거야
비워낸 자리마다 진짜가 보이니까
멀어진 것이 아니라 선명해진 거야
이제는 알아, 남아야 할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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