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무료

작은 혼란은 큰 추억이 된다

by 남궁인숙


이사 첫날부터 예상치 못한 일이

이어졌다.

아랫집에서 올라와 세탁기를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아랫집 주방 옆 세탁실 배관으로 물이

샌다는 이유였다.

우리 집을 확인해 보니 세탁실 바닥에

물이 넘쳐 역류하고 있었다.

곧바로 업자를 불러 하수구를 점검했다.

원인은 뜻밖에도 과자 봉지가 하수구를

막고 있었다.


배수구를 막고 있던 이물질을 제거하고

나서야 물은 정상적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정리가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아랫집에서 찾아왔다.

이번에는 벽지에 물이 스며 얼룩이

생겼다며 손해 보상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위층에서 책임지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었다.

그렇게 상황은 정리되었지만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창문을 열었다.

맑은 공기 속에서 경쾌한 새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주변에 나무가 많다는 사실이 느껴졌다.

동네 분위기는 좋다고 생각했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오래된 아파트 특유의 이중, 삼중 주차가

길을 막고 있었다.

차를 하나씩 밀어내며 겨우 빠져나갈

통로를 만들었다.

이 정도는 거뜬히 참을만했다.



차문을 여는 순간, 또 하나의 현실을

마주했다.

앞유리 가득 새들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양의 새 분뇨였다.



Merci les artistes!

Très… très forts!

“고맙다, 예술가들(새들)!

아주… 대단하네!”


구축아파트의 생활은 이전과 다른 방식의

적응을 요구하고 있었다.

낯선 환경 속에서 마주하는 일들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이제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일상의 일부로 익혀야 할 시간이다.


결국 환경이 완벽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불편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행복을 만든다.


이곳에서 나는 매일 예기치 못한 일들을

웃으며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행복이다.




https://suno.com/s/npvXCEqqKKq3X0El



이사 첫날의 풍경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1

문을 열자마자 낯선 공기

정리되지 않은 하루의 시작

아래층에서 들려온 목소리

조용한 집에 번진 작은 파장


세탁실 바닥에 고인 물처럼

마음도 잠시 멈춰 서 있고

막혀 있던 시간의 한 조각을

조심스럽게 다시 흘려보낸다


루루루루

이곳에서 나는 다시 배우겠지

익숙함은 시간이 만든다는 걸

흘러넘친 하루도 지나가면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는 걸


조금은 느리게, 그래도 괜찮아

처음은 늘 낯설고 어색하니까

이사 온 이 하루의 풍경 위에

나의 시간이 조용히 쌓여간다



2

아침 창문 너머 맑은 소리

나무 사이로 스미는 햇살

주차장 가득 멈춰 선 시간들

비켜서야만 열리는 길들


차문을 여는 순간 알게 된 건

살아간다는 건 이런 것

예상하지 못한 흔적들 속에

나를 맞추며 걷는 일이라는 것


루루루루

이곳에서 나는 다시 배우겠지

익숙함은 시간이 만든다는 걸

조금 불편한 하루의 끝에서

나는 또 한 걸음 나아간다는 걸


서툰 시작도 결국 지나가면

나만의 리듬이 되어가니까

이사 온 이 하루의 풍경 위에

나의 삶이 조용히 번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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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눈빛에서 질문을 읽고, 그들의 침묵에서 마음의 언어를 듣고, 어린이집 현장에서의 시간과 심리학의 통찰로, 아이들의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여행을 통해 예술을 해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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