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 지구를 속이는 녹색 거짓말

by 남궁인숙

우리는 자주 '친환경, 지속 가능, 자연 친화'라는 단어를 접한다.

장을 볼 때는 대형 마트의 진열대에서 재활용 가능한 포장, 지속 가능한 생산 방식, 탄소 배출을 줄였다는 제품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러한 제품들을 손에 들면서 우리는 지구를 위해 옳은 선택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과연 이 믿음이 진실일까?

주말에 장을 보고 돌아온 뒤, 장바구니에서 물건들을 하나씩 꺼내며 포장된 용기들을 뜯어보았다.

'친환경', '재활용 가능'이라는 문구와 초록색 로고가 붙어 있어서 믿고 산 제품들이었지만 막상 포장을 뜯어보니 과도한 플라스틱과 재활용조차 어려운 재질들로 가득 차 있었다.

친환경을 가장한 그린워싱에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믿었던 만큼 실망도 컸다.



기업들은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녹색 마케팅'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진실보다는 이미지 메이킹에만 치중하여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는 거짓말을 숨겨놓고 물건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는 지구를 위한 선택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다.

예를 들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습은 친환경적인 모습처럼 보이지만 제품을 만들면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상황이 되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환경적으로 우수하다고 과대광고를 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효과가 없거나 일부만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자연 친화적 또는 지속 가능 등 이런 단어들로 근거 찾기 어려운 애매모호한 표현을 사용한다.

또는 공인되지 않은 친환경 인증 마크를 사용하거나,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인증 마크를 활용하여 신뢰를 구축하려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그린워싱은 기본적으로는 부정적인 관행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여기에는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오랜 시간 이런 상태로 노출된다면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요즘에는 환경 의식이 높은 소비자가 많고, 친환경 이미지는 소비자들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친환경'이라는 라벨을 붙이면 제품의 가격이 아무리 높아도 소비자는 믿고 선택한다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은 책임감 있는 이미지를 통해 평판을 높이려고 한다.

탄소 배출 저감을 강조하거나, 친환경 캠페인을 통해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자 한다.

ESG 기준은 강화되고, 투자자들의 철저한 요구로 인해서 기업은 지속 가능성을 강조해야만 한다.

환경 관련 규제를 충족하거나 지속 가능성을 투자 유치의 도구로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절이 되었다.

진정으로 친환경으로 전환하고자 한다면 상당한 비용이 든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최소한의 변화를 통해 소비자와 규제 기관을 만족시키는 것이 오히려 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환경의 영향을 줄이지 않으면서 마케팅 비용만 지출하는 전근대적인 전략은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기업은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접근 방식을 선택해야만 한다.

일부 의류 브랜드에서는 리사이클 소재를 사용했다고 홍보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여전히 막대한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거나 노동 착취 문제가 존재한다.

자동차 산업부문에서 전기차를 '친환경'으로 홍보하면서, 전기 생산과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과 인권 문제는 언급하지 않는다.

식품업계에서는 '자연산', '무첨가'라는 용어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런 경우에 그린워싱이 미치는 영향으로 소비자의 신뢰는 급격히 하락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로부터 기업의 진정성을 의심받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앞으로는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서 기업에서는 친환경 활동과 성과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환경 인증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

소비자를 위한 친환경 마케팅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환경 문제에 대한 교육도 필요해졌다.

그린워싱은 이제 단순히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와 기업이 함께 만들어 가는 문제가 되었다.

우리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진정성 있는 친환경 활동을 지지함으로써 그린워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는 제품의 친환경 인증 여부를 꼼꼼히 살펴보고, 신뢰할 수 있는 인증마크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를 주의 깊게 읽어보고, 의문점이 있다면 공개적으로 질문도 하고, 단순히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과소비도 줄이고, 재활용과 재사용을 실천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더 나은 세상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소비자로서 책임감 있는 행동을 선택하는 과정이다.

지금 우리가 하는 작은 선택들은 미래 세대를 위한 진정한 '친환경'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한 나무가 속삭였다.

'너희가 진짜로 우리를 돕고 싶다면, 나를 제품 광고로 이용하지 말고, 그 대신 숲을 보존해 줘.'라고......

그러자 우리는 그 나무의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그린워싱이 사라지는 날,

숲은 더 짙은 초록으로 우리를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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