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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일본 골프 매너

by 남궁인숙

사츠마 골프장에서 플레이 도중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면서 비, 눈, 진눈깨비가 쏟아지고, 날은 어두워지고 종잡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대피소로 피했다.

그러자 강풍과 진눈깨비가 몰아치는 연못에서 오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용했던 연못에서 갑작스러운 소란과 함께 오리들이 대이동을 시작했다.

오리들은 바람에 휘청거리며, 일정한 대열을 유지한 채 대피소를 향해서 뒤뚱거리면서 달려왔다.

그들의 걸음걸이는 바람과 싸우면서도 결속을 유지하는 본능적인 지혜였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사람들로 붐비는 대피소를 향해 오리들이 무리를 지어 다가오는 모습은 인간과 자연이 자연재해 상황 속에서 함께 피난처를 찾는 장면과 흡사하였다.

오리들은 대피소 앞까지 도착했지만 사람들 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다시 연못으로 돌아갈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움직임을 반복하였다.

자연 속 생물이 인간 사회의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직면했을 때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진눈깨비가 내렸지만 우리는 계속 플레이를 하였다.

7홀을 치고 있을 때, 뒤팀에서 쳤던 공이 우리 팀 쪽으로 넘어왔다.

그러자 뒷팀 일행 명은 우리 자리에 오더니 날아온 공을 자신의 발아래에 놓고, 자신의 팀 방향으로 공을 치고 나서, 우리 팀을 향해 미안하다는 의미로 고개를 숙여주고 유유히 사라졌다.

순식간에 벌이진 어이없는 사건이었다.

'일본인들의 골프룰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행동은 일관되고 여유 있어 보였다.


나는 일본에서는 특히 골프 매너를 중요시한다고 알고 있었다.

다른 팀의 영역으로 떨어진 공을 치는 행동은 일반적인 매너 규정에 맞지 않는 행위였다.

비록 그 사람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더라도, 이는 적절한 행동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골프 매너 중에 다른 팀 공이 날아온 경우에

공의 주인은 공을 치지 않고 직접 수거해가야 한다.

뒤 팀에서 공을 실수로 앞 팀 영역으로 보냈다면, 해당 공을 직접 주워 가거나, 앞 팀의 동의를 구한 후에 수거해야 한다.

다른 팀의 자리에서의 플레이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팀의 자리(티박스, 페어웨이 등)에서 공을 치고 가는 것은 해당 팀의 플레이를 방해하므로 비매너 행위라고 본다.

만약 실수로 공이 날아갔다면, 직접 해당 팀에 다가가 상황을 설명하고, 충분히 사과한 후에 공을 수거해야 한다.

지금처럼 상대 팀의 공간에서 플레이하는 것은 절대로 피해야 다.

왜냐하면 상대 팀의 영역에서 공을 치는 행위는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플레이어가 해당 구역에 있을 경우에는 공이 사람에게 맞을 위험이 있다.


골프는 개인의 예의와 타인의 공간 존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운동이다.

다른 팀의 공간에서 플레이하는 것은 이러한 규칙을 어긴 행동이었다.

어찌 되었건 우리는 저런 행동은 하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즐겁게 플레이를 이어갔다.

이런 상황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플레이 전 골프 매너에 대한 기본 규칙을 팀 안에서 확인시키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일본 골프장의 OB(Out of Bounds) 규정과 관련하여, 일본에서는 일부 골프장에서 OB 지역으로 간 공에 대해 추가 벌타 없이 그 공을 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특히 골프장들이 좁은 지역에 위치하거나 인근 다른 골프장과 경계를 공유할 때 나타나는 독특한 규정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OB 지역으로 간 공은 벌타를 받고 규정된 지점에서 재드롭해야 하지만, 일본의 경우 공이 OB 지역으로 넘어갔더라도 안전 문제가 없다면 해당 공을 그대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경우가 있다.

일본 골프 문화의 독특한 관행으로, 골퍼들에게 조금 더 유연한 플레이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한다.

다만, 이런 규정은 모든 일본 골프장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각 골프장의 규정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라운드 전에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인을 통해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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