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누비움(Lanuvium)
요즘 읽고 있는 책은 '교양인을 위한 『플리니우스 박물지』'다.
꽤 두꺼운 책이지만 재미있다.
구체적인 사물에 관한 단순 지식이 아니라 고대 서양문화를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문헌이다.
고대 로마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 이토록 흥미로울 줄은 몰랐다.
자연에 대한 경이, 인간의 삶을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들, 그리고 그가 적어 놓은 동식물과 광물, 예술품에 대한 기록들은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세상을 껴안으려는 지적인 감탄'처럼 느껴진다.
가끔은 그간 너무 믿기 어려운 이야기, 예를 들면 '하늘에서 사람처럼 말하는 새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나, 치료에 쓰이는 악어의 이빨 같은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적어 놓는 것은 귀엽기까지 하다.
하지만 바로 그런 점이 이 책의 매력이라고 본다.
지식이란, 지금 우리가 정의하는 ‘정확함’만이 전부가 아님을 플리니우스는 무심하게 보여준다.
그의 호기심, 그리고 무언가를 알고자 했던 그 마음 자체가 지금의 나에게 가장 큰 영감이 된다.
책장을 넘길수록 알게 되는 것은 이 책이 단순히 박물지라기보다는 고대 세계를 사랑한 한 인간의 기록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이 두꺼운 책을 조금씩, 조금씩 아주 천천히, 천천히 메모하면서 줄을 그으면서 즐겁게 읽고 있다.
『플리니우스 박물지』 제14장에 나오는 '초기의 화가들'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해보련다.
라누비움(Lanuvium)은 고대 로마 시대의 도시로, 현재 이탈리아 라치오주 로마현에 위치한 라누비오(Lanuvio) 시에 해당한다.
로마에서 남동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알바니 구릉의 남쪽 언덕에 자리 잡고 있으며, 아피아 가도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전설에 따르면, 라누비움은 트로이의 망명자 라로이오스 또는 디오메데스가 세운 도시로 전해진다.
기원전 9세기부터 기록이 있으며, 기원전 6세기경에는 라티움 동맹의 일원이었다.
로마와 여러 차례 전쟁을 벌였으며, 기원전 338년에 로마에 정복되었다.
이후 로마 제정 시기에는 도시의 최고 정무관과 의회가 각각 독재관과 세나투스로 유지되었다.
라누비움은 특히 유노 소스피타(Juno Sospita) 신전으로 유명하다.
이 신전은 부유하고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으며, 옥타비아누스가 기원전 31년에 이곳에서 자금을 빌리기도 했다.
신전의 소유 토지는 멀리 지중해 해안까지 이르렀고, 이후에 안토니누스 피우스와 콤모두스 황제가 신전을 보수하였다.
라누비움 출신의 유명 인물로는 기원전 63년 말에 키케로가 변호한 루키우스 리키니우스 무레나, 배우 로스키우스, 기원전 12년에 집정관을 지낸 푸블리우스 술피키우스 퀴리니우스,
그리고 클로디우스 살해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정치 선동가 티투스 안니우스 밀로 등이 있다.
라누비오에는 고대 극장과 성벽의 잔해가 남아 있으며, 유노 신전과 연결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의 유적도 있다.
또한, 고전기의 장식용 테라코타들이 발견되었고, 인근 지역에는 여러 로마 빌라의 잔해가 있다.
그중 하나는 안토니누스 피우스 황제의 것으로 전해진다.
오늘날 라누비오는 고대 라누비움의 유산을 간직한 채, 로마 근교의 조용한 마을로 남아 있다.
고대 로마의 도시, 라누비움(Lanuvium)에는 '아탈란타(Atalanta)'와 '헬레나(Helena)'의 누드 그림이 있었다.
이 두 인물의 나체 초상화를 같은 예술가에 의해 신전 벽에 그렸는데, 그림은 벽에 프레스코(fresco) 벽화 형식으로 그려졌으며, 두 인물의 뛰어난 아름다움을 묘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 도시 라누비움의 한 신전에 그려졌던 아탈란타와 헬레나의 그림은 신전에 보관되어 있었는데, 신전이 붕괴되어 폐허가 되었지만 그림은 손상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아탈란타(Atalanta)는 그리스 신화 속에서 뛰어난 미모와 달리기 실력을 지닌 여전사로, 정숙한 처녀로 표현되곤 하였고, 헬레나(Helena)는 트로이 전쟁의 불씨가 되었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로 잘 알려져 있다.
로마 황제 칼리굴라(Caligula)는 이 그림들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그것들을 옮기려 했지만, 프레스코화의 특성상 벽에서 분리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일화는 고대 로마에서 예술 작품이 지닌 매력과 그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는 사례로 전해진다.
아탈란타(Atalanta)와 헬레나(Helena)가 함께 그려진 고대 원본 그림은 현존하지 않는다.
플리니우스(Pliny the Elder)가 『박물지(Naturalis Historia)』 제35권에서 언급한 라누비움의 신전 벽화는 고대 기록 속에서만 전해지는 작품이었다.
고대 로마 작가 플리니우스는 해당 그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라누비움의 한 신전에는 아탈란타와 헬레나의 나체 초상화가 나란히 그려져 있었는데, 같은 화가의 손에 의해 완성되었고, 신전이 붕괴된 후에도 그림은 손상되지 않고 남아 있었다.”라고.
이 이야기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넘어, 예술과 시간, 그리고 인간의 욕망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플리니우스의 이 말은 형태는 사라져도 진정한 아름다움과 감동은 남는다는 은유처럼 들린다.
시간도 무너뜨릴 수 없는 아름다움, 권력도 움직이지 못하는 예술의 자리. 그림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고, 수 세기가 흐른 후에도 누군가의 마음을 다시 움직였다는 것이다.
헬레나(Helena)는 트로이 전쟁과 관련된 예술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며,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 화가들이 많이 다루었다.
트로이 전쟁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헬레네는 원래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였지만,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 의해 납치(또는 함께 도망)되면서, 그리스 연합군은 그녀를 되찾기 위해 트로이를 공격하게 된다.
한 여인의 미모 때문에 수십만 명이 전쟁터에 나서게 된 것이다.
그녀의 출생도 평범하지 않았다.
제우스신과 레다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지며, 백조가 된 제우스가 레다를 유혹해서 낳은 딸로 알려져 있다.
헬레네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에우리피데스의 희곡 『헬레네』, 괴테, 말로, 셰익스피어 등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에 등장하며, 각기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그녀를 운명의 희생양으로, 또 다른 이들은 파괴적인 '팜므파탈'로 묘사하였다.
헬레네는 단순한 '미인'의 상징이 아니라, 미와 권력, 욕망과 전쟁, 주체성과 객체성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 복합적 인물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여전히 향수, 영화, 드라마, 예술작품 등에 쓰이며 '전설적 아름다움'을 상징하고 있다.
아탈란타(Atalanta) 역시 달리기 시합 또는 칼리돈 멧돼지 사냥 장면에서 등장하며, 고대 그리스 도기화와 조각상 일부에도 등장하고 있다.
참고문헌 - 위키백과
Pliny the Elder, Natural History, Book 35, Section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