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는 게 아까운 사람

by 남궁인숙


“원장님은 나이 드는 게 아깝겠다. 아직도 이렇게 젊고 예쁜데.......

이 말을 들었을 때, 모두 순간 웃었다.

그러나 그 웃음 뒤엔, 묘하게 가슴 한쪽이 찡해지는 울림이 있었다.

나는 20년 넘게 함께 해온 여성단체 모임이 있다.

12명의 회원으로 시작된 그 모임은,

내가 마흔 살이 되던 해,

막내로 회원의 일원이 되었다.


그 시절의 나는 한창 일과 육아에

지쳐있었지만,

그 모임에 나가면 늘 인생의 선배들이 있었다.

나보다 열 살, 스무 살 위인 언니들이었고, 그분들은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간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때로는 조언으로,

때로는 침묵으로

나를 이끌어주던 사람들이었다.


그분들이 차례차례 세월을 따라 걸어가며, 누군가는 먼저 저 세상이 궁금하여 가셨고,

또 누군가는 무릎이 아파서,

또는 기력이 달려서,

혹은 의견이 맞지 않아서,

모임에서 자연스럽게 빠지게 되었다.

어느새 이제 남은 사람은 일곱 명.

그중 현역으로 일하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아직 나는 매일 어린이집 현장에서 아이들과 선생님들과 함께 꾸준히 분주한 하루를 살아간다.



그런 나를 바라보며,

오늘 모임 중에 나이 지긋한 한 선배님이 웃으시면서 말했다.

“우리 원장님은 나이 드는 게 아깝겠다.

아직도 이렇게 젊고 예쁜데.”

그 말엔 단순한 칭찬 이상의 것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자신의 젊음이 사라져 간 것을

아쉬워하는 이의 회한이기도 했고,

지금도 여전히 ‘현역’으로 살아가는

내 모습에 대한 격려이자

부러움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은,

그분들의 시간과 삶이 앞서 존재했기 때문이다.

나의 ‘젊음’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그분들이 건네준 지혜와 사랑,

손잡아 주던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내가 시간이 안되어 참석을 못하면

그분들은 못내 아쉬워한다.

'젊은 사람을 못 만나서 아쉽다'라고 하였다.

그녀들에게 나는 아직도 "팔팔한 젊은이'였다.


그래서 나는 가끔 나이 드는 것이 아깝기보다는,

나이 드는 동안 내가 누구와 함께였는가가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서로 헐뜯고,

질투하고,

미워하는 사이가 아닌,

늘 만나면 반갑고,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언젠가 나도 후배들 중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건넬 수 있을 것이다.

“그대는 나이 드는 게 아깝겠다.

아직도 참 아름다워서.......”

말속엔 내가 살아온 시간과,

아직 누군가를 사랑하고 응원할 수 있는

마음이 담겨 있으리라.

오늘 아침도 즐거운 음악과 함께 시작하자.



https://suno.com/s/X0dFIbXr5iLGx530


나이 드는 게 아까운 사람


작사 : 콩새작가

작곡 : 수노


1절

햇살 한 줌 머문 얼굴

잔잔한 미소 따라 피는 말

“원장님은 나이 드는 게 아깝겠다”

말속엔 시간이 숨어 있었죠


당신의 눈빛엔

봄날의 초록이 아직도 살아

기억 너머로 손을 뻗어

나를 안아주네요


후렴

아직 예쁘다고 말해준 그 말

그 속엔 수많은 계절이

나를 지나 당신을 닮아

닿고 싶던 온기였죠

나이 드는 게 아까운 이유는

사랑을 오래 품었기 때문이죠


2절

열두 사람의 찻잔에

세월을 따라 담긴 이름들

하나둘 자리를 비워도

당신은 여전히 나의 봄이죠


낡은 손끝으로

지금의 나를 가만히 어루만지며

이렇게 말하셨죠

“아직도 예쁜 당신이 부럽다”라고


후렴

아직 예쁘다고 말해준 그 말

그 속엔 수많은 계절이

나를 지나 당신을 닮아

닿고 싶던 온기였죠

나이 드는 게 아까운 이유는

사랑을 오래 품었기 때문이죠



그대의 시간 속에 내가 있고

나의 내일 속에 당신이 머무네요



나이 드는 게 아까운 사람

그건, 사랑을 오래 나눈 사람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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