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짜리 소설

2호-옆집 사람

by 벼리

벽 너머 옆집에는 누가 사는가


나는 옆집 사람을 모른다. 아니, 옆집에 사람이 사는지도 알 수 없었다. 한번도 옆집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별로 보고 싶지도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나의 집(엄격히 말하자면 방?)은 굉장히 얇은 벽으로 지어졌다. 소리의 투과율로 따지면 거의 투명한 벽. 옆집에서 들리는 방귀 소리는 내 뺨을 물들이고, 옆집 폰에 카카5톡이 들어오는 소리는 내 폰을 들여다보게 한다.

우연히 지하철 옆자리에 앉거나 하게 되면 졸업앨범보다 더 어색한 얼굴로 휴대폰 액정만 바라봐야 할 것 같은 옆집 사람.

그 가깝지만 먼, 어쨌거나 미지의 존재가 요즘 내 화두가 되었다. 옆집 사람은 누구인가. 왜 그(그녀?)와 나는 비밀번호가 같은가.

...나의 비밀번호가 지닌 의미와 같은 이유로 그 번호를 쓰고 있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그도...그녀를 알고 있을까. 내가 아는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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