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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피쉬 Nov 19. 2023

이토록 평범한 미래(*김연수)

미리 보는 기적

십 년 후를 그려 봐.

내 아이들이 교복을 입고 있어.

교복을 입고 있다니 장하다.

성적은 별로야?

뭐 어때.

이 녀석 몰래 담배를 피워?

등짝을 후려쳤더니 세상에

X발이라고?

 새끼 살아 있네!

막내야, 너도 교복을 입고 있구나.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일곱 살의 눈가진 내 아가.

혼자 편의점에서 젤리를 살 수도 있다고?

지금도 젤리 좋아하는구나.

어, 신발끈이 풀렸어. 엄마가 묶어줄게.

정말 네가 할 수 있는 거니?

감동이다.

아니 이봐 남편님아.

아직 담배 안 끊었니?

됐다. 건강해 뵌다.

그러고 보니 우리 아직 같이 사는 거임?

아 나는?

봄가을이면  어김없이 마라톤에 나가고 있어.

칭찬해.




 살아 있습니다  살아 있고 말고요.

기적을 향해

오늘도 살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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