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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현 Aug 01. 2019

누구나 마음의 병 하나씩은 키우는 세상

휴마트컴퍼니 채용공고 

이 글은 휴마트컴퍼니 2019년 하반기 채용을 위한 첫 번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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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구글 알리미를 활용해서 관심 있는 키워드와 관련된 기사를 메일로 수신하고 있습니다. 정신건강 시장에 대한 동향을 누구보다 먼저, 많이 파악해야 하기에 제 키워드는 온통 '우울증, 공황장애, 1인 가구, 심리상담'과 같은 것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마음의 병 없는 현대인은 없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보는 세상이 유독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위험하다는 것이 피부로 와닿습니다. 


시끌벅적한 가족 내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기회는 적어지고,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2030세대는 인간과의 커뮤니케이션보다 핸드폰, 무인기계 등 언택트(Un-contact)를 선호합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삶이 보편적으로 편해진 것은 맞으나, 편의의 수준이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적용되지도 않으며 편의가 행복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죠. 저성장시대를 살아가며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현저히 떨어진 것도 사실인 듯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우울, 불안과 같은 심리적 고통을 필연적으로 유발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영향은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하루가 멀다 하고 정신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OECD국가 중 한국의 자살률은 여전히 1위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유명인들이 힘들었던 시간을 고백(?)하는 것이 이제는 그렇게 충격적인 이슈도 아니게 되었습니다. 커뮤니티, 대나무숲들을 돌아다니다보면 삶이 재미가 없다, 죽고 싶다는 글이 얼마나 많이 보이는지 흠칫하고는 합니다. 마음의 병은 다소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지만, 그만큼 불행이 일상적인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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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리는 불행하구나..


그렇다보니 요즘은 이러한 심리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들이 많습니다.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의 상당 부분이 심리학, 자존감과 관련된 책입니다. 유튜브나 방송, 강연에서도 관련 콘텐츠가 쏟아져나오구요. 명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또 결은 조금 다르지만 타로나 사주의 인기도 대단합니다. 이렇게 이런저런 해결책들로 공급과잉인 시장을 보고 있으면 '아, 우리가 정말 불행하구나..' 이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개인화되고 전문성 있는 해결책의 부재


문제는 이렇게 쏟아져나오는 콘텐츠 대부분이 전문성이 결여되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일반적으로는 옳은 이야기더라도 나의 상황과 문제에 딱 개인맞춤화된 솔루션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힘든 마음을 어떻게 좀 알아서 해결해보려고 책이며 영상이며 다 찾아보고, 안 본 점이 없을 정도로 온갖 서비스를 헤매다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문 정신건강 서비스의 높은 진입장벽과 정보 비대칭 문제  


그도 그럴 것이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정신과나 심리상담센터의 진입장벽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주변에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상담 한번 받아보세요'라고 권유하면 열에 아홉은 '내가 그 정도로 심각해보여?' 라고 되묻습니다. (잠깐 샛길로 새서 한 마디만 하자면, 신체적 병과 마찬가지로 정신적인 병도 본인이 느낄 정도로 심각하다면 이미 상당히 늦은 것입니다. 더 빠른 상담을 권유합니다.) 아무튼 타인의 시선이나 진료기록에 대한 두려움, 시간/거리적 제약, 높은 비용 부담 등 여러가지 이유로 전문가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 전문가들과 일반인 사이에 거대한 정보 비대칭 문제도 한몫을 합니다. '내가 너무 심각하구나, 전문가를 찾아가봐야겠다'라고 결심을 한 순간에도 막막함은 지속됩니다.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기 때문입니다. 정신과랑 심리상담센터는 뭐가 다른거지? 상담해주는 분은 어떤 분이지? 얼마지? 네이버에 검색을 해봐도 다른 검색어의 정보량과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맛집 찾는 것보다 훨씬 절박한 문제인데, 후기도 거의 없습니다.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 


둘 간의 상황이 다른 면이 있기에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상담사를 구분해서 심리상담 시장을 중심으로 말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 심리상담사, 그리고 심리상담 자격증을 따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마음이 힘든 사람만큼이나 심리상담사가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5시간 정도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 발급되는 무분별한 자격증도 상당히 많습니다. 반면 정식으로 공부와 수련 과정을 거쳐 공신력 있는 학회 자격증을 취득하고 유지하려면 높은 전문성, 시간과 비용, 윤리의식이 동반됩니다. 


그럼 이것을 일반 사람들이 구분할 수 있을까요? 대한심리치료학회 1급 상담사와 한국상담학회 2급 상담사 중 어느 상담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왠지 1급이 더 좋아보이지는 않으셨나요? 

(대한심리치료학회는 실존하지 않는 학회이며, 한국상담학회 2급은 공신력 있는 자격증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시장에 질 낮은 서비스들이 섞이면서 큰 맘먹고 마음을 맡겼던 소비자들에게 실망과 상처를 주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상담사들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구요. 이것은 궁극적으로는 전문가 집단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 시장이 굉장히 공급자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보다, 공급자(특히 상위 레벨의 공급자)의 입지를 공고하게 하기 위한 고민이 더 많이 담긴 시장 구조입니다.  


고객 입장에서의 관점 


처음 심리상담 메신저 어플 '트로스트'를 만들었을 때 많은 걱정 어린 시선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존 상담은 '면대면'을 기본으로 하여 이론을 발전시키고 현장을 운영해왔기 때문에 채팅으로 상담을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공부를 그렇게 해온 전문가의 입장입니다. 고객 관점에서 생각해보자면, 우리가 친구와도 카톡으로 커뮤니케이션한지 10년이 되어가는 시점에, 상담이라고 꼭 얼굴을 봐야만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실제로 현재 트로스트 고객분들은 80% 이상이 자발적으로 채팅상담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자면, 트로스트에서는 상담사의 실명을 전부 공개하고 있습니다. 고객은 익명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지만요. 다른 서비스는 상담사 역시 닉네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면, 이름도 모르는 전문가에게 돈을 내고 상담을 받을 수 있을까요? 이에 선생님들과 조율하여 실명과 경력 등 고객이 궁금해하는 정보는 상세히 노출하되, 다른 방식으로 선생님들을 보호하는 방법을 고민하였습니다.  


이밖에도 트로스트는 기존 시장에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고객이 더 쉽고 편하게 위안을 받을 수 있을까 라는 문제에만 집중합니다. 또한 우리와 같은 시각과 시도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리상담과 IT기술의 접목


트로스트는 기존 시장이 가진 문제의 상당 부분을 IT 기술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기술이 가진 본질이 곧 고객에 대한 고민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혁신이기 때문입니다. 거창한 미래 선도 기술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존재인 '어플리케이션' 개발 기술 하나로도 2만 명에게 생전 태어나 처음으로 상담을 경험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텍스트 분석 기술을 활용하여 개발한 '감정스캐너'를 통해, 매일 일기 쓰듯 그날의 감정을 체크하고 관리하는 고객 분들도 많습니다. 


또한 최근 NAACL 2019학회에서 발표한 유목 연구(https://brunch.co.kr/@learning/14 시리즈 참고)는 몇십 년간 당연하게 여겨졌던 상담사의 루틴한 업무를 인공지능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도와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기술입니다. 상담사 단의 프로세스를 효율화한다면 그 베네핏은 고객에게도 돌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 휴마트컴퍼니는 인공지능이 일상생활에서 인간을 도와 현실을 더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멘탈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심리상담사의 역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여 24/7 접근할 수 있는 일종의 운동연습도구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트로스트의 관심은 'IT 기술을 활용하여 정신건강 서비스의 허들을 어디까지 낮출 수 있을까'에 있을 것입니다. 아무도 마음의 병 같은 것은 키우지 않는 세상을 위해서요 :)  




세상을 힐링하는 여정, 함께 떠나요


휴마트컴퍼니에서 이 길을 함께 걸어갈 동료를 찾습니다.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그래서 우리가 개척할 것입니다. 가는 길마다 행복한 삶을 회복하게 되었다는 고객들의 증언이 넘치는 참 아름다운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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