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엄마. 금요일 밤 두 시간의 자유
미국에서 일을 하며 세 명의 아이들을 키우는 사십 대 중반의 엄마입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내가 하고 싶은 일들보다는 당장 해야만 하는 일들에 거의 15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보고 싶었던 영화나 책들을 다이어리 뒷장에 하나씩 적어놓으며 언젠가 시간이 나면 보리라는 다짐을 했었지요. 일단 리스트를 적는 행위만으로도 한 모금의 여유를 입에 물고 있는 느낌 이였으니까요.
하지만 생각처럼 좀처럼 시간이 나지는 않았고 리스트만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역시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일은 없습니다. 일단 결단을 하고 행동으로 옮겨야겠지요.
금요일 밤 10시.
아이들은 각자 게임을 하거나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를 봅니다.
이 때도 일을 해야 하는 남편은 컴퓨터와 불금을 보냅니다. 미안하지만…
저는 노트북을 슬며시 챙겨서 아무도 없는 캄캄한 식탁 구석에 자리를 마련합니다.
두 시간 정도 영화나 책을 봅니다.
이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에서는 물러난 오래된 영화나 책들일 겁니다.
하지만 저에겐 모두가 포장을 뜯지 않은 새 것들입니다.
이제 저의 리스트는 늘기도 하면서 줄기도 합니다.
저처럼 밀린 여유를 즐기는 뒷북치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