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직원대상으로 강의를 하러 간 적이 있습니다. 10여 년 전 한 모임에서 만난 대표께서 직원 월례회 강의에 초대했습니다. 현관에서 대표님이 반갑게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악수를 나누며 가벼운 마음으로 요즘 경기가 어떻냐고 물었습니다.
“하하 정말 좋습니다. 경기가 너무 좋아서 경끼가 다 납니다. 하하하. 그래서 경기가 너무 조용해서 매일 크리스마스입니다. 고요한~밤! 조용한 밤! 하하하”
그저 예의상 했던 질문입니다. 그런데 순식간에 말놀이와 비유를 활용해서 두 개의 위트를 터뜨립니다. 전혀 예상치못했던지라 웃음이 터졌습니다. 전반적인 업계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어 넘기는 그 여유를 잊지 못합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과 가정을 이끕니다. 또한 몇몇 리더들은 기업을 이끌어가는 경영자이기도 합니다. 경영(manage)은 라틴어로 손을 의미하는 ‘마누스’(manus)로 ‘말고삐로 말을 다루는 능력’ 이라는 뜻입니다. 경영은 한마디로 말고삐를 잡고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 과정입니다. 리더의 말고삐는 경영철학이 되어 개인과 조직의 흥망성쇠를 결정합니다.
리더가 어떤 말고삐를 가지고 있는지는 그가 내뱉는 말(言)고삐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오직 빠른 속도와 성과만을 강요하는 ‘날카로운 채칙같은 말(言)고삐’인가? 격려와 위트가 있는 ‘즐거운 당근같은 말고삐(言)’인가? 리더의 말고삐는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의 희로애락과 성공에 영향을 미칩니다.
인류는 지금 새로운 시대의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코로나19는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세상을 경험하게 했습니다. 3년여의 긴 코로나 터널을 지나자마자 새로운 도전이 눈앞에 펼져졌습니다. 챗GPT를 시작으로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우리 삶과 경영 현장에 파고들고 있습니다.
정답도 해답도 없는 무한 경쟁의 시대 속에서 어떻게 성장의 곡선을 그려야 할까요?
이럴 때일수록 리더의 말고삐는 매우 중요합니다. 리더의 말은 에너지를 담고 있어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기쁨이 뿌리가 되며 반전이 시작이 됩니다.
얼마 전 기업운영에 큰 어려움에 봉착한 중소기업 대표를 만났습니다. 태산이 무너질 듯 한숨을 쉽니다.
“정말 일이 안 풀립니다. 완전 이생망이예요. 이번 생은 망했어요!”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하.. 대표님! 제가 보기에 사장님은 이생망이 아니라 이생맘인 것 같아요. 이생맘은 ‘이번 생은 맘먹기다’라는 거죠! 힘을 내셔요. 아직도 기회가 많습니다.”
이 말에 두 눈이 초롱초롱해지던 눈빛이 기억납니다.
“하하..맞구만 이생망이 아니라 이생맘이구만! 그래 모든 것이 마음먹기야! 하하하!”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렇게 희망을 노래했습니다.
“이 폭풍은 지나갈 것이고,/인류는 살아남을 것이며,/우리 대부분은 여전히 삶을 살아갈 것이다./다만, 이전과는 다른 세상에서…”
이전과 다른 세상은 인간만이 가지는 고유한 능력인 웃음과 유머가 넘치는 곳이라 확신합니다. 앞으로 인공지능 AI가 주는 정답(正答)보다는 인간의 마음과 영혼을 사로잡는 유쾌한 정답(情答)인 유머지능(Human Intelligence)을 30회차로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 글. 한국유머전략연구소 최규상 소장/라이센스뉴스(http://www.l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