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다양성의 바다

자녀에게 꿈이 없어도 좋다고 말해주고 싶다.

by 헌낫현
한 곳에 너무 짧지도, 지나치게
길게 머무르지 않으면서.
출처: JTBC, 차이나는 클라스

독일에서 우연히 김누리 교수님의 강연을 봤다. 독일 이야기가 나와 반가웠다. 독일의 68운동은 사회 전반을 바꿨다. 모든 억압으로부터 해방되어 다양성을 쟁취하는 것. 이 운동의 목표였다. 생각해봤다. 이 생각은 국가 단위뿐만 아니라 나 개인에게도 적용된다. 내가 바라는 삶을 점이 아니라 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 나의 삶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어야 한다.


흔히들 꿈을 가지라고 말한다. 꿈은 점이어야 한다는 뉘앙스가 묻어있다. 그러나 점 하나만을 달려가는 삶은 놓치기 싫은 소중한 순간들을 포기하게 만든다. 유연성이 부족하다. 꿈이 선이 되는 순간 삶이 구체적으로 변한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본다. 이곳도 가보고 저곳도 가본다. 자신을 끊임없이 발전시키면서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이 나의 꿈이다.


첫 장기 해외 생활을 해내면서 나의 꿈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관해 자주 생각한다. 그게 직업적인 성공이라면 나 자신을 하나의 점으로 만들어야 가능하다. 그걸 해내는 사람은 정말 대단하지만, 내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포기하는 것이 많아졌을 때, 살아가면서 허무함을 느낄 것 같다. 내가 필요한 것은 바다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출처: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자녀에게 꿈이 없어도 좋다고 말해주고 싶다. 꿈이 오직 하나가 아니어도 괜찮다. 삶이라는 시간을 걸어가면서 다양한 곳에 들르고 싶다. 나의 정체성도 하나가 아니었으면 한다. 직업적인 성공을 넘어서 나의 삶이 어떻게 기억될지를 생각한다. 여행과 휴식이 반복됐던 교환학생 기간과 같이 삶을 살아가고 싶다. 한 곳에 너무 짧지도, 지나치게 길게 머무르지 않으면서.


이 시간이 소중한 이유는 이 기회가 마지막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유롭게 여행하고,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일. 이 시기가 지나면 같은 마음으로 계속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실 교환학생이 아닌 삶의 모든 부분이 그렇다. 매 순간 내가 경험하는 것들은 마지막이 된다. 같은 것을 경험하더라도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다른 것을 느낀다. 매 순간이 소중한 이유다.


많은 압박이 있다. 대부분 스스로 부여한다. 그 압박으로부터 다양성을 지켜내야겠다. 나의 정체성은 밤하늘의 별과 같이 많을 수 있다. 내 안의 다양성의 바다를 지켜냈을 때 행복한 순간들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행복을 만끽하는 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다. 시간이 지나 같은 느낌을 가지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간절히 바란다. 또 다른 행복을. 다른 바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