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역사를 살펴보는 일

새로운 곳에서 익숙한 것을 발견하는 일. 그게 좋았다.

by 헌낫현


항상 그 모습이었던 것 같지만, 세상을 살펴보면
많은 것들이 변화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여행도 혼자 하기 싫어하는 내가 삶을 혼자 여행할 수 있을까. 결혼을 생각하게 된다. 여행과 결혼이 같냐고 묻는다면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다. 동반자가 필요하다는 건 가슴 깊이 느낀다. 한걸음 마다 대화가 더해지고, 멋진 광경에 감탄이 함께하는 경험이다. 혼자 걷는 여행도 나름의 가치가 있겠지만, 나에게 좋은 동반자란 그 기쁨을 두 배 이상이 되게 한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성 이슈트반 대성당(Szent István-bazilika) 내부에 햇살이 비치면 성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아이슬란드에서 함께 여행했던 D는 부다페스트에서 살고 있었다. 그 분은 혼자 숙소를 구했다면 엄두도 못 낼 크기의 숙소를 빌려주셨다. 기차를 타고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숙소로 이어지는 어두운 골목을 걸었다. 손에는 큼지막한 캐리어가 들려있었다. 돌길이 많아서 캐리어를 끌고 가기가 쉽지는 않았다. 나 혼자 쓰기에는 넓은 숙소에 도착했다. 여행의 시작이었다.


여행하면 신기한 인연이 생긴다. 나는 혼자 여행을 가야 할 때면, 유럽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서 동행을 구했다. D도 그렇게 알게 된 사람이었다. 우리는 아이슬란드 여행을 하는 동안 친해졌다. 숙소 교환 이야기할 때까지만 해도, 실제로 그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새 나는 부다페스트에 와있었다. 부다페스트의 밤은 추운 바람이 불었다.


부다페스트에서 또 다른 동행을 만났다. 유럽 여행을 하고 있던 L와 이탈리아에 교환학생으로 온 M, 영화 관련 일을 하는 N였다. 여행지에서는 신기하게도 낯선 사람들과 빠르게 친해지는 것 같다. 그곳에 오게 된 이유가 다들 비슷해서일까,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공통된 뿌리를 발견하며 기뻐하고 있었다. 새로운 곳에서 익숙한 것을 발견하는 일. 그게 좋았다.


브런치 카페의 야외공간에 자리를 잡았다. 대화 주제는 점점 확장됐다. 스킨스쿠버를 취미로 배우고 있다는 이야기나, 얼마 전에 이집트를 다녀왔다는 이야기. 다음 여행지는 오스트리아 빈이라는 이야기 같은 것들이 오고 갔다. 때로는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인가 싶다가도,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때면 신기했다. 나의 세계가 점점 넓어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낮과 밤의 부다페스트. 부다와 페스트라는 두 개의 다른 지역이 1873년 통합된 곳이다.

낮과 밤의 부다페스트. 부다와 페스트라는 두 개의 다른 지역이 1873년 통합된 곳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부다페스트라는 하나의 이름에 익숙하다. 시간이 흐르면 합쳐지고 나눠지는 것도 익숙한 것이 된다. 항상 그 모습이었던 것 같지만, 세상을 살펴보면 많은 것들이 변화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나와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 그 역사를 살펴보는 건 재밌는 일이다.


참고

Gorel, Andy. “A Weekend in Budapest.” 1883, 1883magazine.com/a-weekend-in-budap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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